'드림' 이병헌 감독 "똑똑한 아이유…질투심, 동시에 존경도" [인터뷰]①

김보영 2023. 4. 24. 11: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유가 날 선택한 것…캐스팅 소식 듣고 대본까지 수정"
"낯 가리는 편, 아이유와 단 둘이 남을까봐 항상 긴장"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드림’ 이병헌 감독이 가수 아이유의 캐스팅 비화를 들려줬다.

이병헌 감독은 24일 오전 영화 ‘드림’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강렬한 캐릭터들의 신선한 조합, 듣는 재미를 더하는 말맛 티키타카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류스타인 박서준과 아이유의 첫 만남,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스물’,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비롯해 1600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약 4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일찌감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늘(24일) 오전 기준 예매율 80.3%(6만 2574명)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한국영화의 침체기를 끝낼 구원투수로 등극할지 관심이 쏠린다.

‘드림’은 아이유가 ‘브로커’에 이어 두 번째로 개봉을 앞둔 영화다. 개봉은 ‘브로커’가 먼저했지만, 촬영 시기는 ‘드림’이 더 먼저. 사실상 ‘드림’이 아이유가 처음 택한 스크린 데뷔작인 셈.

이병헌 감독은 아이유의 캐스팅 과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 아이유가 연기한 소민 캐릭터는 원래 홍대보다 나이가 많은 설정이었는데, 아이유의 캐스팅이 결정된 후 대본을 수정하며 동생이 된 것”이라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 감독은 “아이유는 사실 제가 생각한 캐스팅 리스트에 없었다. 작품이 멀티 캐스트라 아이유 같은 톱스타가 소민을 맡기엔 캐릭터의 비중이 약간 빠지는 편에 속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렇게 캐스팅 회의를 하러 갔는데 리스트 맨 위에 아이유가 있더라. ‘이 사람이 왜 리스트 위에 있는 거니’ 물어봤더니 한 스태프가 아이유를 향한 팬심에 사진이라도 올려보고 싶어서 넣어봤다고 하더라. 마침 저도 아이유의 팬이었다. 기왕 이렇게 된 것 미친 척하고 제안이라도 해보자 싶었다”고 회상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아이유가 캐스팅 승낙만 한다면 시나리오까지 수정할 각오였다.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일주일 후에 하겠다고 연락이 와서 시나리오를 수정했다”며 “당시 아이유 씨의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봤는데, 왠지 이 사람이 ‘지안’ 캐릭터와 다른 밝은 이미지 연기도 잘할 것 같다는 느낌이 있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제가 아이유 씨를 캐스팅했다기보다는 그가 절 선택해준 셈이다. 그의 캐스팅으로 시나리오까지 수정했으니 말이다”라고 덧붙이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아이유와의 실제 작업 과정에 대해선 “제가 아이유를 캐스팅하고 그에 맞게 시나리오를 수정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아이유 씨가 제가 생각했던 소민의 이미지와 잘 맞아 있었기 때문에 크게 디렉션을 할 부분이 없었다. 거의 아이유 씨에게 맡기듯이 작업했다. 그 정도로 문제없이 너무 잘해줬다. 역시나 똑똑한 사람”이라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

팬으로서 아이유를 향한 존경, 신뢰도 엿볼 수 있었다. 이병헌 감독은 “개인적으로 내가 질투심을 느끼면서 존경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아이유 씨는 딱 거기에 부합하는 사람 같다”며 “그 사람이 써낸 글, 가사들을 보면 ‘저 사람은 평소에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영화를 보고 생각하며 이런 글을 썼을까’ 감탄하며 질투하게 된다. 원래도 팬이었는데 이번에 더 팬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또 “제가 엄청나게 좋아하는 가수, 배우를 가까이서 보는 것 만으로 너무나 즐거웠다. 많이 즐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로 말수가 없는 성격 탓에 촬영 중에 친해질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고. 이병헌 감독은 “지금은 홍보 활동 등으로 하도 함께 하다보니 익숙해졌지만, 나도 그렇고 상대방도 그렇고 말수가 적은 편이라 쉽지 않았다”며 “특히 친하지 않은 사람과 단 둘이 남아있는 상황이 제일 무섭다. 아이유 씨와도 둘만 남게 될까봐 항상 긴장감을 유지했다. 어떻게든 옆에 PD님 등 한 사람이라도 붙어있어야 안심이 됐다”고 토로해 폭소를 자아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