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 특례보금자리론 최저 2%대로 빌린다

김유진 기자 2023. 4. 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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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대금리 최대치 적용…2%대 대출 가능
기존 대출은 10년 분할 상환…무이자 적용
전세사기 피해 전용 상품 신설도 검토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 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21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전세사기 피해자가 경락자금(경매 낙찰대금) 등 주택 마련을 위해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경우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전세자금대출이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의 경우에는 특례채무조정을 통해 10년간 전세대출금을 나눠 갚게 하되 이를 무이자로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2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특례보금자리론 우대금리 적용 대상자에 포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0일 전세사기 피해자가 경락자금 등 주택 매입 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특례보금자리론을 저리로 지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는 특례보금자리론 우대금리 적용 대상자 중 우대금리 수준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특례보금자리론 이용자 중 가장 낮은 금리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우대조건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금리 수준은) 최저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주택금융공사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경우 청년, 신혼부부, 취약계층 등에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부모·장애인·다문화·다자녀가구 등 사회적배려층은 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신혼부부 우대금리는 0.2%포인트, 저소득 청년층의 경우 0.1%포인트의 금리 인하 혜택을 받는다. 우대금리는 중복 적용이 가능해 최대 0.8%포인트까지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지난 23일 서울에 위치한 한 우리은행 외벽에 전세자금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전세사기 피해자가 우대금리를 현재의 최대치로 받는다고 가정하면 특례보금자리론 이용 가능 금리는 2%대, 높아도 3%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4월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05~4.35% 수준이다. 여기에 우대금리 최대한도는 0.8%포인트를 적용하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3.25~3.55%까지 떨어진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우대금리 폭을 최대치로 주는 방향을 설정한 만큼 전세사기 피해자가 이용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은 이보다 낮을 전망이다.

특히 금융 당국은 시중은행이 전세사기 피해자가 경락자금 등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경우 최초 1년간 금리를 2%포인트 낮춰주는 지원책을 내놓은 점을 고려해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은 기존에 전세대출을 실행한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특례채무조정에도 나선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통해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았을 경우 주금공이 이 대출을 은행에 대위변제한다. 이후 주금공이 채권자가 돼 전세사기 피해자로부터 대출금을 10년간 나눠 받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피해자가 대출금을 분할 상환하는 동안 이자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통상 전세자금대출 만기가 2년이라는 점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는 충분한 기간을 가지고 대출을 갚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전세자금대출을 갚게 될 때 연체나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10년간 분할, 이자 없이 이를 상환하게 되면 상환 부담은 확실히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채무조정 방안으로 원금 감면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금융 당국의 전세사기 피해 대책은 주금공을 통한 주거 안정과 함께 서민금융진흥원을 통한 생활안정 지원까지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당국은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새로운 서민금융상품을 고안하는 방안과 햇살론 등 기존 상품을 활용하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세사기 피해자의 생활안정 자금 지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금공을 통해 주택 관련 대규모 자금을 빌려주는 것 외에도 서금원을 통해 생계형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지원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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