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값 담합·부당이익 챙긴 광주 대리점주 31명 기소

기사내용 요약
2021년부터 최근까지 387 차례 입찰 중 289 차례 담합
검찰 "학생들 해마다 1인당 6만원 비싸게 교복 구입" 추산
"광주외 다른 곳에서도 교복 담합 행위 의심돼"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검찰이 담합을 통해 교복 납품가를 올린 광주 지역 교복 납품·판매 대리점주 31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 최순호)는 24일 입찰방해와 독점 규제·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광주 교복 납품·판매 대리점 45곳의 업주 A(63)·B(49)씨 등 31명을 불구속 기소 했다.

이들은 2021년부터 최근까지 광주 중고등학교 147곳에서 발주한 161억 원 규모의 교복 구매 입찰 387차례 중 289차례 담합, 공정 입찰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교복 납품 대리점주들은 입찰 공고 게시 뒤 광주 5개 구와 낙찰받을 학교를 권역별로 나눠 특정 학교들에만 번갈아 입찰했다.

사전 정보 교류(전화·문자·대면 상의 등)로 입찰가를 특정 금액대에 맞추거나 낙찰 예정자와 일명 들러리 업체를 미리 정해 투찰 가격을 공유했다.

들러리 업체와 낙찰 예정 업체 간 1000원 차이의 투찰가를 제시, 최고가로 낙찰받을 수 있게 공모했다.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미담합 업체)에는 입찰 포기를 종용했다.

담합에 참여한 업체는 총 45곳으로 각각 최소 3차례, 최대 39차례 담합했다. 낙찰률은 평균 96% 이상에 달했다.

이러한 행위로 낙찰가가 평균 24%가량 높아졌고, 대리점주들은 약 32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 학생들이 매해 1인당 약 6만 원 비싸게 교복을 구매한 것으로 검찰은 추산했다.

교복 납품 업체들은 각 중고교가 교복 기초 금액(31만 원~35만 원 상한가)을 고시하면 입찰 가격을 제시한다. 이후 교복 선정 위원회 평가를 거쳐 최저가 경쟁 입찰 방식으로 교복 납품가가 정해진다.

실제 뉴시스가 광주 중고교 82곳의 올해 교복 개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업체 담합 의혹 학교의 교복 가격은 30만 원~40만 원으로 비싸지만, 공정 경쟁 추정 학교는 10만 원~20만 원대로 저렴했다.

광주 중고교 82곳 중 43곳의 교복 입찰가는 300원~1만 원 이하의 차이를 보여 담합 의혹을 샀다. 공정 경쟁 추정 학교 39곳의 입찰가는 1만 1000원~8만 6000원 차이였다.

검찰은 교복값이 지자체 입학 준비금(세금)으로 지원되는 만큼, 이들의 범행이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원금 이외에도 교복 여벌을 추가 구입할 때 학부모·학생에게 추가 손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이 2017년부터 담합해왔고, 투찰·낙찰률 분석 결과 광주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교복 입찰 담합 행위가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언론 보도(올해 1월 3일 뉴시스 첫 보도)와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요청을 통해 수사를 벌여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수사는 조직적·계획적인 대규모 교복값 담합을 밝혀낸 첫 사례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교육부·공정거래위원회에 수사 결과를 통보하고 과징금 부과,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조치, 수사 의뢰 등의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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