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포엠, '심은하 소동' A씨 사기로 고소…계약금 행방 오리무중 [이슈&톡]

김지현 기자 2023. 4. 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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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바이포엠스튜디오(이하 바이포엠)가 배우 심은하의 복귀를 빌미로 거액의 계약금을 가로 챈 에이전트 대표이사 A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티브이데일리는 지난 2월 바이포엠이 A씨를 강남경찰서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사문서위조 등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바이포엠은 왜 A씨에게 속은 것일까. 바이포엠의 섣부른 판단도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A씨의 사기 행각은 예상보다 교묘하고 철두철미 했다.

A씨는 연예인·모델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미디어의 대표 이사다. 과거 모 배우의 매니저로 활동한 이력을 지녔다. A씨는 지인 B씨를 통해 바이포엠 사업당당자에게 접근했다. B씨 역시 A씨의 거짓말에 속아 A씨를 '심은하의 (복귀를 도울) 에이전트'라며 바이포엠에 소개했다.

A씨는 바이포엠에 배우가 복귀할 작품을 찾고 있으니 대본을 달라고 요청하는 등 수차례 바이포엠에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바이포엠에 자신이 심은하의 남편인 전 국회의원 지상욱과 고등학교 동문이며 절친한 사이라고 자랑하며 친분까지 위장했다.

A씨의 언변은 수려했다. 바이포엠은 A씨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인물인 점, 동종 업계에 이력이 있는 점을 고려해 초반엔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았다. A씨는 이 점을 이용했다. 심은하의 복귀를 둘러싼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유로 계약을 서두른 것이다.

A씨는 바이포엠이 소유한 여러 개의 대본을 건네 받았고, 특정 작품을 심은하가 직접 선택한 것이라고 말하며 계약을 서둘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씨는 심은하와 그 어떤 인연도 없다. 애초부터 계획된 사기었다는 뜻. 그러나 대중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심은하의 복귀'를 꿈꿨던 바이포엠은 A씨의 말에 철저히 속아 선뜻 거액의 돈을 건네는 우를 범했다.

바이포엠은 2022년 2월 10일, 심은하의 매니저먼트 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으로 A씨의 회사 ***미디어에 16억 5천 만원을 지급했다. 사실상 A씨의 수중으로 흘러간 돈이다. A씨는 계약금을 받으려 심은하의 인감 도장을 위조, 출연계약서에 날인했다. 물론 바이포엠에게는 심은하가 직접 인감 도장을 찍었다고 거짓말 했다.

A씨의 사기 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3월 드라마 캐스팅 등을 빌미로 바이포엠에 1억 1천만 원을 더 받아갔다. 총 17억 5천 만원의 거금이 A씨에게 입금됐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동안에도 심은하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물론 바이포엠이 아예 A씨를 의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계약 과정에서 심은하와 한 번도 대면하지 못한 바이포엠은 A씨에게 만남을 서둘러 달라고 요구했다. 그럴 때 마다 A씨는 심은하가 '외부와 연락을 하거나 직접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핑계를 댔다.

심지어 바이포엠 측과 심은하가 만나기로 한 (허위) 약속 당일에는 심은하가 코로나19에 걸려 외출을 할 수 없다는 허위 문진서를 메시지로 보내는 보건법 위반 행위도 저질렀다.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한 건 언제나 A씨였고, 취소한 것 또한 A씨였다. 주된 이유는 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였다.


A씨는 바이포엠을 설득하는 게 어려워지자 알려진대로 '가짜 심은하'와 전화 통화를 시도했고, 심은하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보여주기도 했다. 그래도 바이포엠이 추궁이 이어지자 계약금 일부(8억 8천)를 반환하기도 했다. 바이포엠은 계약 파기를 무기로 든 A씨의 덫에 결국 빠져들었다.

바이포엠과 A씨의 계약은 비밀리에 이뤄졌지만 '심은하가 움직였다'는 (거짓) 소문은 연예계에 빠르게 퍼졌다. A씨의 거짓말이 연예계에 기정 사실처럼 퍼진 건 순식간. 거짓말이 거짓말을 부른 나비 효과는 언론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2월 초, 모 매체는 '심은하 컴백'을 단독 보도했다. 곧바로 바이포엠은 '심은하와 전속계약 체결'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때까지도 바이포엠은 심은하와 계약을 했다고 믿었다.

A씨의 황당한 사기의 전말은 심은하와 남편 지상욱이 측근을 통해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발표하면서다. 대노한 심은하는 "A씨가 누군지 모르며. 바이포엠을 만난 적도 계약금을 받은 일도 없다"고 전면 부인하며 바이포엠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들어섰고, A씨에게 속은 댓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

해당 사건으로 업계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바이포엠은 A씨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실제 A씨도 바이포엠과의 전화통화에서 "모든 게 거짓"이었다고 실토했다.

바이포엠은 고소장에서 "(A씨에게) 지급한 17억 6천 만원을 비롯해 기회비용 상실 등 금전적 피해는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또 심은하 측에서 우리를 형사 고발해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A씨의 사기 행각으로 바이포엠이 입은 피해는 매우 막대하다"고 호소했다.

A씨가 '써야 할 곳에 썼고, 개인적으로 썼다'는 거금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애꿎은 한 명의 여배우와 한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한 사기범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일, 이제 법원의 손에 맡겨졌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바이포엠 | 심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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