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데뷔 첫 멀티골’로 활짝 웃은 이강인 VS 고개 숙인 손흥민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3. 4. 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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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득점 후 인중을 문지르는 독특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슛돌이’ 이강인(마요르카)이 자신의 잠재력을 펼쳐 보이며 프로 데뷔 첫 멀티 골을 기록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멀티 골을 터트린 최초의 한국인이 된 것은 덤이었다.

마요르카는 24일(한국시간) 홈구장 비지트 마요르카 에스타디오에서 열린 2022-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0라운드에서 헤타페를 상대로 3대1 역전승을 거뒀다. 5백을 쌓고 수비를 중시하는 마요르카의 특성상 슈팅이 8개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이강인의 결정력이 빛을 발해 이길 수 있던 경기였다.

헤타페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마요르카는 후반 11분 겨우 균형을 맞췄다. 모를라네스의 왼발 슛이 골키퍼 손에 맞고 나오자 이강인이 달려들며 그물을 출렁였다. 이강인의 뛰어난 위치 선정이 돋보이는 동점골이었다. 이후 분위기를 탄 마요르카는 곧바로 라이요가 데 갈라레타의 코너킥을 헤딩 슈팅으로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완벽한 장면은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동점골이 다급한 헤타페 선수들이 앞으로 나선 사이 공 소유권이 넘어왔고, 이강인은 하프라인 이래서부터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직접 드리블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자신의 이번 시즌 5호골을 넣으며 경기를 끝냈다. 팀 내 최다인 슈팅 3개와 유효슈팅 2개를 기록했고 이 2개의 슈팅을 모두 넣은 이강인 덕분에 승리가 굳어지는 순간이었다.

시즌 성적 11승7무12패로 승점 40점 고지를 밟은 마요르카는 10위에 오르면서 실질적으로 강등권과 멀어졌고, 당연히 이강인은 이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인정한 공식 MOM을 차지했다.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최고점인 8.58을 부여했고 또 다른 통계 매체 풋몹 역시 최고 평점 9.1을 줬다.

오른손 검지로 인중을 문지르는 독특한 세리머니를 하기도 한 이강인은 “골 좀 넣으라는 누나에게 해준 세리머니”라며 “최대한 높은 순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요르카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겠다는 의미다. 현재 같은 라리가 내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스톤 빌라, 뉴캐슬 등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강인의 주가는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다.

손흥민과 케인이 실점 후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얼굴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EPL에서 뛴 이래로 가장 굴욕적인 참패를 맛봐야 했다.

토트넘은 이날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2-2023 EPL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뉴캐슬에 1대6으로 크게 무너졌다. 전반전 21분 동안에만 5골을 실점한 토트넘은 해리 케인이 후반 초반 한 골을 만회한 뒤 추가 실점까지 내주면서 경기를 마쳐야 했다. 21분 만에 5골 차로 점수가 벌어진 것은 2019년 맨시티가 왓포드를 상대로 18분만에 5골을 득점한 것에 이어 EPL 역대 2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본머스전 패배에 이어 리그 2연패의 늪에 빠진 토트넘은 4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서도 멀어졌다. 특히 챔스 진출의 직접적 경쟁자인 뉴캐슬에 패한 것이 안타까웠다. 뉴캐슬은 이날 리그 경기가 없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승점 59)와 일단 승점 동률을 만들며 3위까지 올라섰고, 53점에 그친 토트넘은 격차가 벌어져 남은 리그 일정 동안 쉽지 않은 경쟁을 벌이게 됐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물러난 뒤 임시로 팀을 맡은 크리스티안 스텔라니 감독 대행의 승부수가 오히려 발목을 잡은 모양새였다. 콘테 감독 체제에서 써왔던 스리백을 포기하고 야심 차게 포백을 시도했는데 수비수 에릭 다이어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적응하지 못하며 실수를 연발했고, 선발 중책을 맡긴 21살의 유망주 미드필더 파페 사르는 수비 보호를 하지 못하면서 재앙이 벌어졌다. 스텔라니 대행은 23분 만에 파페 사르를 벤치로 불러들이며 실패를 인정해야 했다.

스리백으로 다시 바꾼 뒤에 양 팀이 한골씩 나눠 가지면서 경기를 마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 경기에서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한 손흥민은 슈팅을 3차례 날리기는 했지만 득점과는 연이 없었다. 워낙 일찍부터 무너진 경기였던 만큼 현지 매체들에게 4, 5점대의 낮은 평점을 받았지만 1점대의 수비진에 비하면 오히려 높아 보이는 점수였다. 결국 손흥민은 이미 벌어진 점수 차이를 어쩌지 못하고 데얀 클루셉스키 등과 함께 교체로 경기장을 빠져나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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