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 中 마이크론 제재시 반도체부족 메우지말라” 요청

尹대통령 방미 앞두고 中 견제 차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美 기류 촉각

[사진출처 = 연합뉴스]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를 금지해 반도체가 부족해질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이 그 부족분을 채우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미국이 한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과 한국 대통령실의 대화를 잘 아는 소식통 4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미국 방문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요구를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의 이 같은 요청은 중국이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을 대상으로 이달 안보 심사에 들어간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미국 정부는 중국이 안보 심사의 결과로 마이크론의 판매를 금지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중국에 반도체 판매를 확대하지 못하도록 부추겨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은 마이크론에 대한 심사를 통상적 감독 조치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 이를 자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대한 맞대응일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마이크론은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308억달러 가운데 25%를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올린 마이크론으로서는 중국의 심사가 제재로 이어질 경우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주미 한국 대사관과 삼성전자는 이번 요청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한국 정부에서 요청받은 게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요청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조 바이든 행정부와 윤석열 행정부가 첨단기술 보호 노력을 포함한 국가·경제 안보에 대한 협력을 심화하는 데 “역사적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