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로 '1호점' 사라졌던 유니클로, 이정도면 '재기 성공'?[최수진의 패션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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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 전이었죠.
한국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불매 직후인 2020년(2019년 9월~2020년 8월) 8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듬해(2020년 9월~2021년 8월)은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써내며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불매 직전인 2018년 19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아직 그때의 실적은 회복하지 못했지만 유니클로에 대한 불매운동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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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 전이었죠. 일본의 대표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한국 1호점의 폐점 소식을 알렸습니다. 2005년 문을 연 롯데마트 잠실점이 영업 16년 만인 2021년 10월 문을 닫은 건데요. 당시 유니클로는 불매운동 타격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매장까지 없애는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불매운동에 불을 지핀 발단은 한 광고였습니다. 2019년 10월 유니클로는 일본 공식 유튜브 계정에 98세의 여성과 13세 소녀가 등장하는 홍보 영상을 올렸습니다. 소녀가 "제 나이 때 어떤 옷을 입으셨나요?"라고 질문하자 나이 든 여성은 "세상에, 그렇게 오래된 일은 기억 못 한다(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답하는 내용이죠.
일본 영상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같은 내용으로 한국에도 송출됐는데, 국내에서는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는 대사로 의역됐다는 점입니다. 이 시기가 일제강점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유니클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실제 대사와 달리 한국에서는 80년 전의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는 식으로 번역됐다는 점이 한국인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유니클로는 입장문을 내고 위안부를 조롱하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는데요. 국내 광고에서만 '80'이라는 숫자를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두 모델의 나이 차이를 부각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말했고요.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또는 단체와 어떠한 연관관계도 없다는 것이 유니클로의 설명입니다.
광고 논란에 앞서 유니클로 일본 본사 임원이 "한국인들 불매운동은 오래 못 간다. 항상 그랬다" 등 불매운동에 대한 조롱 발언까지 한 상황이었고요.
결국 광고 논란 이후 유니클로 매장에는 고객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1호점은 2021년 폐점하게 됐습니다.
2019년 10월 31일 기준 유니클로 매장은 전국 186개가 있었는데, 1년 만에 165개(2020년 10월 3일)가 됐고, 2021년 10월에는 134개로 줄었습니다. 당시 유니클로 측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하는 다른 이유는 없으며, 상권 변화에 따라 출점과 폐점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오늘(24일) 유니클로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유니클로 매장은 127개더라고요.
불매운동의 직격타를 맞은 유니클로가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일부 매장은 확장 이전하며 리뉴얼까지 진행하고 있다는데요. 부산 동래구에 있는 롯데백화점 동래점을 없애고 인근 롯데마트 동래점으로 옮겨 기존 대비 330㎡(약100평) 넓어진 공간을 확보한다고 합니다. 또, 경주지역 첫 유니클로 매장도 오는 28일 오픈합니다.
실적도 회복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불매 직후인 2020년(2019년 9월~2020년 8월) 8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듬해(2020년 9월~2021년 8월)은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써내며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2022년(2021년 9월~2022년 8월) 영업이익은 1147억원까지 증가하며 전년 대비 116.8% 개선했고요.
실적이 괜찮아지니 올해는 UMC(유니클로 경영자 후보자, UNIQLO Manager Candidate)를 모집하는 '신입사원 공채'도 진행합니다. 지난 17일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불매 직전인 2018년 19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아직 그때의 실적은 회복하지 못했지만 유니클로에 대한 불매운동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소비자들도 눈치 안 보고 매장에 들어가니까요. 이정도면 '재기 성공'인 셈이죠. 정치와 경제는 분리돼 있는 듯 합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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