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의 작살] 김동연 5대 기회론…“의도는 창대, 홍보는 미약”

2023. 4. 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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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 페북 캡처.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김동연 경기지사 브랜드는 기회다,그는 지난해 11월 경기도의회 본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기회사다리, 기회소득, 기회안전망, 기회발전소, 기회터전 등 5대 기회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쾌한 반란’이란 용어를 즐겨쓰던 김 지사에게 기회라는 키워드가 새로 주어졌다.

경기도는 '기회수도' '기회예산'에 1조531억원을 편성했다. '경기청년 사다리'와 '경기청년 갭이어' 사업에 41억원을, '베이비부머 일할 기회 지원' 사업에 91억원을 배정했다.

경기청년 사다리는 김 지사가 아주대 총장 때 도입한 애프터유(저소득학생 해외대학 연수)를 경기도로 확대·적용하는 것이다. 경기청년 갭이어는 진학, 취업 준비 등 이행과정에서 자기 탐색과 원하는 삶의 모색, 다양한 경험·도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설계됐다. 예술인 기회소득 66억원과 장애인 기회소득 10억원, 장애인 누림통장 9억원 등도 반영했다.

기회소득은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만,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하는 것으로 예술인의 경우 내년에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시·군과 함께 지원하며 연간 12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기회터전을 위해 옛 경기도청 부지의 사회혁신 복합단지 조성(20억원)도 서두른다. 안전한 일터 및 일상환경 조성을 위한 '안전예산'은 올해 대비 19.6% 증액된 1조1969억원이 편성됐다.

이재명 브랜드는 무상복지였다. 성남시장 재직시 무상복지 시리즈로 전국을 강타했다. 이 무상복지 시리즈로 그는 대권에 출마했다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동연 지사의 4대 기회는 이제 시작점이다.

하지만 홍보가 아직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경기도의회 교섭단체 국민의힘은 김동연 지사가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라는 핵심 도정 가치를 구현하겠다며 스스로 주창하고 나선 '기회소득' 정책이 난해하고 모호한 개념을 탈피하지 못한 채 시작도 전부터 물음표만 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홍보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라고 해석된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변인단은 지난 3월 김동연 지사 '기회소득' 정책 수정 촉구를 요구했다. 김 지사 측에서 보면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다.

국힘 대변인단은 논평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이라며 포장하고 있으나 지사 본인조차 명확한 개념 정립 없이 던져놓은 정책이었던 탓인지 '기회소득'이라는 이름을 달고 파생된 정책마다 오히려 정체성에 대한 혼란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사업 대상과 자부담 비율, 태양광 발전 설비 전력 용량(kW) 등에 일부 편차가 있을 뿐,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지원한다는 골자는 기존 에너지 자립사업과 다름이 없다"며 "매월 15만 원 이상의 기회소득이 창출된다는 도의 설명도 ‘태양광 발전을 통한 소득 창출’이라는 새삼스럽지도, 참신하지도 못한 논리를 ‘기회소득’으로 둔갑시키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우여곡절 속에도 김동연 지사의 기회는 멈추지않는다. 이번 해외순방에서 김 지사는 청년 기회 확대 목표와 관련, 미국 미시간대, 뉴욕주립대 버팔로와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청년 사다리)' 협약을 맺었다. 일본에서도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와 같은 내용을 협약했다. 경기청년 사다리는 투자유치액에 치우친 홍보에 가려보인다. 아주 중요한 팩트인데 따로 뽑지 못한다.

청년 사다리는 경제적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저소득 청년들에게 외국대학이나 해외기업 연수 기회를 제공해 교육 격차를 좁히고 다양한 진로 개척 기회를 주는 경기도의 대표적 청년복지사업이다. 실제로 김 지사는 이런일을 해왔다.

김 지사는 중국·호주 등의 대학, 월드옥타 소속 기업과 추가 협약을 맺고 해마다 300여명을 청년 사다리 사업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김동연 지사는 불타는 갑판에서 혼자 뛰어내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AI 시대를 맞이하는 법을 알고, 분노와 공포만 좇는 정치 폐해도 잘안다. 안타까운 점은 그의 주변에 브레인이 적다. 이재명, 남경필 지사는 브레인이 아주 많았다. 뭐가 홍보인지도 키워드를 잘 잡아내지도 못한다. 기성정치와 다른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는 김동연 골수파도 적지않다. 어제의 기회가 오늘의 리스트가 된 세상에서 변질되지않는 중요한 이념의 가치는 정책 불가변성이다. 김동연 브랜드의 의미 전달력이 너무 낮다는 점이 아쉽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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