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걸려” 협박전화에 전국 횟집 2500곳 당해…7100만 원 송금

울산 동부경찰서,상습공갈 혐의 30대 검거…보상금은 유흥비로 탕진

경찰서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자신이 가지도 않은 횟집 2500여 곳에 "식중독에 걸렸다"며 협박 전화를 해 7100만 원을 뜯어낸 30대가 구속됐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상습공갈 혐의로 A 씨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13일 울산 동구에 있는 한 횟집에 전화해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으니 보상금을 주지 않으면 보건소에 신고하겠다"며 21만 원 상당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A 씨는 실제로 이 횟집에 간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에 사는 A 씨는 포털사이트를 검색해 3개월 동안 전국에 있는 횟집 2550여 곳에 무작위로 전화해 같은 방법으로 모두 71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업주 대부분은 "보건소에 신고한다"는 말에 겁을 먹고 돈을 송금해줬다. A 씨는 진단서를 요구한 일부 업주에겐 허위로 꾸민 서류를 보내주기도 했다.

A 씨의 범죄 행각은 당일에 손님이 거의 없었던 횟집 주인이 A 씨의 전화를 받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들통났다. 경찰은 신고 내용과 A 씨의 위치를 추적해 서울 주거지에서 그를 검거했다. A 씨는 횟집들로부터 갈취한 돈을 유흥비와 도박비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