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구 발언’ 논란에 “내 소신”···전광훈 겨냥 “난 구걸 안 해” 발언도
전광훈 목사에 선 긋고 김기현 대표 저격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4일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이용)당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역사 문제는 제 소신대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설화 논란에 사과나 유감 표명 대신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다. 태 최고위원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겨냥해서는 “전당대회에서 구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서 전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인정한 김기현 대표를 저격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일주일 만에 복귀한 자리에서 “저번 최고위원회의는 그 누구의 요구가 의해서가 아니라 제 개인적 사유로 불참한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제가 최고위 회의에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최고위 회의에 불참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JMS’ 메시지 논란, 김구 선생 왜곡 논란 등이 잇달아 불거진 상황이라 자숙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태 최고위원은 지난 논란들에 대해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이날 “‘쓰레기(junk), 돈 비리(money), 성비리(sex) 민주당’이라는 야당 비판은 해프닝이었고, 역사 문제는 소신대로 말한 것”이라며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당원들이 선택해줘서”라고 강조했다.
태 최고위원은 자신이 전 목사의 도움 없이 전당대회에서 선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재원 최고위원과 함께 당 윤리위원회 징계 등을 통한 퇴출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태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여론조사 3%라는 꼴찌로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오만(온갖) 곳에 구걸하지 않았다”며 “전 목사가 저를 간첩 같다고 비난했음에도 주위에서 (저보고) 전 목사에게 자제하라는 연락 좀 해보라고 한 제안도 단칼에 거절했다. 위대한 당원들의 지지를 믿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전 목사에게 한마디 하겠다”며 “윤석열 정부를 위한다면 조용히 있어 달라. 민주당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 우리 당에 해가 되는 행위를 멈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이 “전당대회에서 구걸하지 않았다”고 한 것은 김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3·8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전 목사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지난 21일 “도움을 요청한 사실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이 ‘오늘 발언은 김 대표를 겨냥한 것인가’라고 묻자 “그저 제가 한 발언 그대로 받아들여달라”고 말했다. 태 의원 측 관계자는 “김 대표를 겨냥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문제 해결방안 대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태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본인(태 최고위원)의 뜻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며 “전 목사는 우리 당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친 바도 없고 영향을 미칠 입장에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과 관련된 질문이 거듭 나오자 “그만하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내가 어떻게 해석하나. 본인한테 물어봐야 한다”라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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