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美경제지표…복잡할수록 경제 원칙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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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의 침체 전조가 짙어지는 가운데 주요 경제 지표들이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두 법칙은 경제학 이론에 기반해 경기침체의 시점을 가늠하는 방식으로 사용돼 왔다.
최근 두 지표 흐름을 보면 미국 소비자들은 향후 경제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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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의 침체 전조가 짙어지는 가운데 주요 경제 지표들이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 경기선행지수는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내리며 108.4를 기록했다. 2020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반면 다음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4월 미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동반 상승했다고 밝혔다. 각각 12개월,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냈다.
이처럼 혼재된 신호들을 해석하기 위해 경제학자와 자산관리자, 증시 전략가들이 ‘삼의 법칙(Sahm Rule)’, ‘블랜치플라워-브라이슨 법칙(Blanchflower-Bryson rule)’과 같은 고전적인 접근법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법칙은 경제학 이론에 기반해 경기침체의 시점을 가늠하는 방식으로 사용돼 왔다.
실업률 3.9%로 오르면 침체?
삼의 법칙이란,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경제학자로 일했던 클라우디아 삼 삼컨설팅 창립자가 고안해 냈다. 법칙은 단순하다. 최근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지난 12개월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아지는 때 경기침체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최근 수치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평균 실업률이 3.4%(올해 1월‧지난 12개월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은 3.9%까지 올라야 침체기에 진입한 것이라는 뜻이 된다.
과거에는 이 법칙이 비교적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삼도 역사적으로 관찰된 패턴에 기반해 계산식을 구성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세계 경제에 가져온 왜곡이 너무 컸던 탓에 이번엔 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은 마켓워치에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 귀납적으로 확인된 규칙성이다.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니라는 얘기”라며 “만약 법칙이 깨진다면 이번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지표 향방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IT) 기업)를 중심으로 대규모 ‘해고 바람’이 불고 있지만, 비농업 부문 고용(3월 23만6000명 증가), 실업률(3.5%) 등 노동 시장 관련 지표는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영란은행(BOE)에서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을 지낸 데이비드 블랜치플라워 다트머스대 경제학 교수는 노동경제학자인 알렉스 브라이슨 런던대 교수와 함께 또 다른 법칙을 제시했다. 이 법칙은 미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와 미시간대가 각각 집계하는 소비자신뢰지수를 활용한다.
두 지표가 하락할수록 침체 가능성은 커진다는 논리다. 일반인들이 자신의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신뢰할 만한 정도의 이해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블랜치플라워 교수는 “사람들이 나쁜 일이 일어날 거란 기대를 갖기 시작하면, 그 일은 실제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최근 두 지표 흐름을 보면 미국 소비자들은 향후 경제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3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104.2로, 전문가 전망치(100.7)를 훌쩍 웃돌았다. 미시간대 지수도 4월 예비수치가 63.5로, 3월(62.0) 대비 올랐다.
그럼에도 시장은 미 경제의 ‘경착륙(하드랜딩)’ 가능성에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세븐스리포트 리서치의 톰 에사예 설립자는 “최근 반등세를 고려할 때 경착륙은 증시에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Fed가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이에 따른 증시 상승 효과는 너무 늦게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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