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 막으면 곡물수출 끊는다”…러 ‘식량 무기화’ 엄포

2023. 4. 24. 09: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주요 7개국(G7)이 대(對)러시아 제재 강화를 목적으로 전면적인 수출 금지를 검토하자 러시아가 곡물 수출길을 끊겠다며 '식량 무기화'를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어리석은 G7이 우리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 G7에 가장 민감함 품목들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주요 7개국(G7)이 대(對)러시아 제재 강화를 목적으로 전면적인 수출 금지를 검토하자 러시아가 곡물 수출길을 끊겠다며 ‘식량 무기화’를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어리석은 G7이 우리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 G7에 가장 민감함 품목들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민감한 품목’으로 곡물 거래를 콕 집었다. 이는 전쟁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産) 곡물 수출이 가능하도록 했던 ‘흑해 곡물협정’을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밀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로, 러시아는 전쟁 이후 흑해를 봉쇄해 수출길을 막았다. 이후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7월 협정을 체결, 흑해 3개 항구에서 수출을 재개할 수 있었다.

협정은 지난해 11월 연장됐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농산물뿐 아니라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도 가능하게 한다는 협정 내용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추가 연장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 러시아의 밀 수출량은 EU전체 합산량보다 많으며 미국의 2배 이상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번주 미국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음 협정 마감 시한은 5월 18일이다.

이런 가운데 나온 이번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강경 발언은 유럽연합(EU)과 G7이 러시아 수출 전면제재 카드를 만지작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나온 것이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가 일부 허용된 수출품만 수출할 수 있도록 제재 방식을 변경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는 사실상 거의 모든 품목의 수출이 불가능해진다. 현재는 블랙리스트에 명시적으로 올라와 있지 않은 품목은 수출이 가능하다.

EU 역시 제재 강화를 목적으로 러시아 수출 금지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철수 움직임을 보이면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탈환 시도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사모일렌코 우크라이나 헤르손 의회 의장은 “헤르손 남은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군이 통제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격렬한 전투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한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러시아 군이 철수하면서 가능한 많은 재산을 훔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부전선의 최대 격전지인 헤르손 지역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탈환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요충지다. 최근 미국 전쟁연구소(ISW)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은 이미 드니프로강을 건너 교두보를 확보하고 보급선을 구축해 러시아가 점령한 헤르손 지역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 군으로선 병력을 집중해 대규모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헤르손 지역을 포기하고, 요새화가 진행된 크림반도 쪽으로 전술적 후퇴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kw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