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이 된 테이크원, 독이 된 '쇼미' 출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테이크원 요즘 내가 침 흘리는 개껌 더 맛있게 익었을 때 꼭 썰어먹을 메인 코스" - 딥플로우, 'Cakewalk' 中
"난 태균이 입장에 반대. 더 고집을 추구할래. 모두가 뱉어놓은 말은 잊고 돈이란 말로 퉁치려하네" - 크루셜스타, 'WE REMIX' 中
"힙합은 늘 그대로였어 안 멋진 건 Takewon" - 에이체스, 'Off The Record' 中
2023년 한 해에만 테이크원이 당한 디스다. 본명 김태균으로 '쇼미더머니' 첫 시즌에 참여, 결승까지 올라갔던 테이크원은 그 이후를 기점으로 방송과 담을 쌓고 활동했다. '컨트롤 디스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며 '녹색이념'과 '상업예술'이라는 훌륭한 앨범도 발매했다. 테이크원은 때로는 오만으로 보일 정도의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러한 태도를 팬들이 인정했던 이유는 결국 음악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모든 활동은 대중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10년간 자신의 소신을 지켜온 테이크원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자신의 소신을 내려놓았다. 랩 네임마저 TAKEONE에서 TAKEWON으로 바꿨다. 명백히 대중적·상업적 노선을 지향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좋지 못했다. 긴장한 티가 역력했던 '쇼미더머니11'에서는 음원 미션도 가지 못했다. 이후 공개한 싱글 '괜찮아' 역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테이크원의 이 같은 변화에 팬들은 오히려 '쇼미더머니' 출연이 독이 됐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앞으로의 활동을 응원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의외의 사실은 같은 업계에 있는 래퍼들 사이에서 테이크원을 향한 부정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힙합신에서 언더그라운드와 오버그라운드의 경계는 모호하다. 특히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의 존재는 이 경계를 지우는데 일조했다.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한 순간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면 그 이후의 활동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지기 때문에 많은 래퍼들은 '쇼미더머니'를 기회의 장으로 여긴다. 물론, '쇼미더머니'의 도움 없이 좋은 음악으로 성공한 래퍼들도 존재한다. 그리고 자신도 좋은 음악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래퍼들은 '언더그라운드의 수호자'로 남으며 방송에 나가는 것을 거부한다.
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굳건히 언더그라운드를 지킬것 같았던 래퍼들도 슬그머니 타협하고 방송에 나온다. 저스디스가 뱉은 '노선 바꾼 뱀'이라는 표현은 너무도 절묘하게 상황을 표현해서 아직까지 많은 팬들에게 쓰이고 있다. 신랄하게 노선을 바꾼 뱀을 디스하던 저스디스 본인마저 노선을 바꾼 뱀이 됐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조차 '노선 바꾼 뱀'이 가지는 의미를 잘 드러낸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 전혀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 건 래퍼들에게도 상당히 위험부담을 짊어진 선택이다. 평생 미디어와 타협하지 않을 것 같은 래퍼가 슬그머니 방송에 모습을 비치는 것을 본 팬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현실의 어려움을 알기에 응원하는 팬들이 있는가 하면 그동안 보여준 태도는 전부 거짓이었냐며 비판하는 팬들도 있다.
다만, 방송 출연이라는 단편적 사실로만 래퍼를 평가하는 건 아니다. 방송 출연과 그 이후의 태도, 공개하는 음악 등이 아티스트를 평가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아티스트 개인보다 음악적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장르 음악의 특성상 음악으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팬들을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스디스에게 직접적으로 '노선 바꾼 뱀'이라는 딥플로우가 'FOUNDER'라는 앨범을 통해 재평가를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테이크원의 노선 변화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대중적인 노선을 선택한 테이크원이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당당한 모습이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 의심과 부정적인 태도가 대부분이었다. 래퍼뿐만 아니라 방송에 모습이 비쳐지는 연예인들은 자기만의 캐릭터를 통해 시청자들 빨아들인다. 그러나 방송에서 보여진 테이크원의 캐릭터는 시청자가 관심을 갖게 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렇다고 결과물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쇼미더머니11'을 전후로 공개된 그의 음악들은 대중의 취향을 확실히 저격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화려한 랩스킬로 확실한 인상을 남긴 것도 아니다. 물론, 테이크원의 변화가 실패했다고 단정짓기에는 성급하다. 분명한 건, 정확히 대척점에 있는 삶을 살기로 결정한 테이크원에게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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