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BC방송 CEO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 인정"…즉각 사임

제프 셸 미국 NBC유니버설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통신

제프 셸 미국 NBC유니버설 최고경영자(CEO)가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내 조사가 시작되자 곧바로 사임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NBC유니버설의 모회사인 컴캐스트는 "해당 여직원으로부터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제보를 받고 외부 변호사를 고용해 내부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사가 시작되자 셸 CEO는 짧은 입장문을 통해 "회사의 한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고 이를 깊이 후회한다"며 "컴캐스트와 NBC유니버설의 동료들을 실망시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하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컴캐스트의 CEO인 브라이언 로버츠 및 마이크 캐버나 사장은 직원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면서 "안전하고 존중받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여러분은 리더들에게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의 원칙과 정책을 어긴 사례가 발생한다면 신속하게 움직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혼자인 셸 CEO는 폭스 케이블네트워크 사장을 거쳐 2004년 컴캐스트에 합류해 유니버설 필름앤드엔터테인먼트와 NBC유니버설 인터내셔널을 이끈 뒤 지난 2020년 1월 NBC유니버설 CEO에 발탁됐다. 셸 CEO는 지난 30년간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저명한 인사 중 한 명이었다고 WSJ은 평가했다.

그는 NBC유니버설에서 테마파크와 '피콕'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츠 프로덕션, 방송국, 엔터테인먼트, 뉴스 채널 등을 총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테마파크와 극장가가 대거 문을 닫는 바람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야심 차게 내놓은 피콕은 유료 구독자 2000만 명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0억 달러(1조3300억원)에 달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