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부러워, 나 안 되겠다"…'드림' 아이유, 애정으로 이겨낸 부담(종합)[인터뷰]

김보라 2023. 4. 24. 08: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김보라 기자] “코미디상 유지해야 하는 텐션과 스피드가 있기 때문에 코믹에 대한 부담감과 중압감은 있었다.”

아이유(30)는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드림’은 그 어떤 현장보다 어려워서 긴장을 많이 했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되게 빠른데 저한테는 그게 2배속으로 느껴졌다. 특히 다른 배우분들은 이 감독님과 작품을 해봐서 그런지 현장에서 익숙하게 보였고, 나만 너무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이병헌(43) 감독과의 첫 작업에 대해 이 같이 털어놨다.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옥토버시네마)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감독이 연출작 ‘극한직업’(2019)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새 영화다.

아이유가 맡은 소민은 2010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기를 웃음과 감동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연출하는 PD다. 연출자로서 높은 시청률을 내고 이를 통해 큰 돈을 벌고자 한다.

소민 역의 아이유는 “4년 전 처음 대본을 받았다.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등 사연이 많은 캐릭터를 하다가 사연이 없는 소민의 부분이 좋았다. 영화의 주제 의식도 따뜻하고 좋았다”라며 출연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스스로 소민의 전사를 만들었다는 그녀는 “비밀처럼 드러나지 않아서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했다. 열정이 없다는 게 계속 강조되다 보니, 한때는 열정이 있었는데 상처를 입어서 후천적으로 시니컬한 성격이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캐릭터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밝혔다.

첫 영화 촬영 현장이었던 만큼 많은 준비를 했었다는 아이유는 “대사도 리딩할 때 했던 것보다 현장에서 더 빨리 하게 됐다. 저를 제외하고 모든 분들이 너무 잘해서 ‘나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촬영하면서 이런 요구가 들어올 수도 있는 거구나 알게 됐다. 그래서 내가 준비한 것에 기대면 안 된다는 걸 배웠다. 내가 준비한 걸 하되, 현장 상황에 따르자는 마음을 가졌다”고 ‘드림’을 통해 많은 부분을 습득했다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표 캐릭터 톤에 속도를 맞춘 것에 아이유는 “제가 원래 말이 느리고 톤도 좀 낮은데, 감독님이 빠르고 높은 톤을 원하셨다. 그래서 감독님의 말투를 차용하기도 했다. 감독님이 디렉팅하는 대로 따라가면 잘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초중반엔 코미디가 가미되도 소민의 진심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홈리스 월드컵이 무산될지 모른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오는 표정이 소민의 진심 같다. 길지 않았지만 소민이의 얼굴이었으면 좋겠단 마음으로 임했다”고 현장을 떠올렸다.

아이유는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를 통해 새로운 얼굴을 내보이며 배우로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에 “저는 맡는 캐릭터에 영향을 받는 사람인 거 같다. 소민이처럼 사연이 아예 없는 인물을 하니 완전 달라지는구나 싶었다. 연기를 할 때마다 단순해지는 느낌도 들었다”라며 “근데 제가 꽤 어릴 때부터 사회생활을 해서 그런지 소민의 마음과 상황을 이해하는 게 어렵진 않았다”고 했다.

아이유는 지난해 국내 개봉한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제작 영화사집, 배급 CJ ENM)로 스크린 데뷔했지만, 영화 현장의 시작은 ‘드림’이었다. ‘브로커’가 먼저 개봉했기에 데뷔작이 된 것.

이에 “그동안 이렇게 길게 촬영해 본 작품이 없을뿐더러 어떻게 이렇게 다 착하고 좋은 분들만 모셨나 싶었다. 제가 송구스러울 정도로 선배님들의 배려와 애정을 받았다. 선배님들이 저를 진짜 예뻐해 주셨다. 그리고 (현장에 대해 잘 모르는) 저를 많이 봐주신 거 같다”고 말하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아이유는 “첫 영화 현장이 행운이었다. 물론 ‘브로커’ 때도 그랬긴 했는데 앞으로 모든 현장이 이렇지는 않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박서준의 순발력에 감탄했다는 아이유. “박서준씨와 찍은 장면을 보며 감탄했다. 서준씨는 감독님의 디렉션을 너무 빨리 습득하더라. 현장에서 각자 준비해온 것과 다른 디렉션을 받았는데 서준씨가 바로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을 받아내는 걸 보고 부러웠다”며 “서준씨는 저보다 어려운 신이 많았다. 몸도 많이 써야 했고. 그런데도 묵묵하게 현장을 지키는 모습이, 저와 개인적인 얘기를 많이 나눌 기회는 없었지만, 너무 멋지고 매력적인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앞으로 맡고 싶은 캐릭터에 대해 아이유는 “제가 아직 안 해본 게 많은데 악역을 해보고 싶다”며 “주인공들은 착하지 않게 시작해도 마지막에 가서는 착해지지 않나. 사랑을 몰랐어도 결국 알게 되면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사랑을 하는 주체가 착하지 않거나, 혹은 남녀 주인공이 각자 중요한 게 있어서 서로 적당히 사랑하다가 결국엔 배신을 하는 이야기를 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올해 들어 개봉한 여러 편의 한국영화가 관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아이유는 “개봉 시기도 알 수 없었던 상황에서, 저희가 각자 차기작을 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드림’의 개봉이 결정돼 다시 모였다”며 “제가 보탬이 된다면 아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드림’은 재미있어서 참여한 게 1순위였지만 이병헌 감독님이 전하고자 했던 좋은 메시지까지 담고 있어서 더욱 출연하고 싶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아이유는 그러면서 “저는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극장 흥행을 기대했다. 개봉은 4월 26일.

/ purplish@osen.co.kr

[사진] EDAM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