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전직 대통령 3명 한 교도소에?…톨레도 미국서 송환
후지모리·카스티요 전 대통령 있는
수도 외곽 바르바디요 교도소 수감
알레한드로 톨레도 전 페루 대통령이 뇌물 혐의 등으로 미국에서 송환돼 구금됐다. 이로써 페루의 전직 대통령 3명이 동시에 한 교도소에 복역하게 됐다.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 등에 따르면 페루 검찰은 23일(현지시간) 수백억원대 뇌물과 돈세탁 등의 혐의를 받는 톨레도 전 대통령을 미국에서 범죄인으로 인도받아 교도소에 구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 머물고 있었다.
페루 사법당국의 포위망을 피해 외국으로 도피했던 톨레도 전 대통령은 2019년 7월 미국에서 체포됐고, 법원에 항소까지 하며 범죄인 인도를 막아 보려다 결국 이날 범죄인 신분으로 귀국했다. 해외에서 범죄인 인도된 페루의 전직 대통령은 칠레에서 송환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2018년 시작된 톨레도 전 대통령에 대한 범죄인 인도는 6년 만에 이뤄졌다.
톨레도 전 대통령은 이날 2명의 미국 보안요원과 함께 민항기 편으로 페루에 도착해 삼엄한 경비 속에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은 뒤 법원으로 이동해 구금을 위한 심문 등에 응했다.
2001∼2006년 집권한 톨레도 전 대통령은 공공사업 계약을 따내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브라질 건설회사 오데브레시로부터 2000만 달러(약 266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톨레도 전 대통령은 가택연금을 요청했으나 결국 수도 리마 외곽에 있는 바르바디요 교도소에 수감됐다.
현재 바르바디요 교도소에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과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도 수감돼 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2000년 재임 중 페루에서 자행된 학살·납치 등과 관련해 지난 2009년 인권침해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횡령과 뇌물 수수 등 부패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쿠데타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있다.
AP통신은 현재 살아있는 페루 전직 대통령 대부분이 구금되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얀타 우말라 전 대통령(2011년-2016년)은 2006년과 2011년 대통령 선거운동을 위해 브라질 업체 오데브레시로부터 300만 달러(약 40억원) 이상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났던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2016년-2018년)도 비슷한 혐의로 가택연금 상태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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