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층서 고비가 왔다···2000명 몰린 '수직 마라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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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층을 지날 때 쯤 첫 고비가 왔다.
세 개 층을 오를 때마다 들려오는 스태프들의 응원 소리가 큰 힘이 됐다.
다른 참가자들이 스트레칭을 시작하는 동안 첫 조가 9시 30분께 가장 먼저 출발선에 섰다.
이 때문에 대회 참가자가 아닌 시민들 역시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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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층 2917개 계단 오르는 대회
4년만에 노마스크···5분만에 마감
“다시 힘차게 시작” 희망의 메시지
종합 1위 '19분 46초'로 통과 기록
완주자당 1만 원 어린이 환자 기부
20층을 지날 때 쯤 첫 고비가 왔다. 40층을 통과하면서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바닥에는 사람들이 흘린 땀 자국이 말라붙어 있었다. 옆을 둘러보니 계단을 오르다 잠시 앉아 숨을 돌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만큼 123층의 높이는 압도적이었다.
세 개 층을 오를 때마다 들려오는 스태프들의 응원 소리가 큰 힘이 됐다. 게임 속 ‘에너지 음료’를 획득하는 것처럼 ‘힘내라’는 말에 오르고 또 오르다 보니 어느새 결승점이 눈에 들어왔다. 롯데월드타워 1층부터 123층 전망대까지 2917개 계단을 오르는 이 대회는 수직마라톤 '스카이런'이다.
22일 찾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 광장은 대회에 앞서 가볍게 몸을 푸는 사람들로 붐볐다. 행사를 주최한 롯데물산에 따르면 올해로 5회째를 맞은 ‘2023 스카이런’에는 역대 가장 많은 2000여 명의 참가자가 몰리면서 신청도 5분 만에 마감됐다. 4년 만에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는 이번 행사에는 ‘다시 힘차게, 새롭게’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다른 참가자들이 스트레칭을 시작하는 동안 첫 조가 9시 30분께 가장 먼저 출발선에 섰다. 신호와 함께 출발한 참가자들은 저마다 손을 높이 들어 보이며 의지를 다졌다. 등 번호 1001번 참가자에게 이번 대회는 세 번째다. 매번 완주 시간을 단축하는 게 그의 목표. 출발선에서 그는 “30분 안에 들어 오겠다”고 밝혔지만, 이내 “35분으로 수정하겠다”며 웃어 보였다.
참가자들은 그룹 별로 정해진 시간에 맞춰 순차적으로 출발했다. 개인 기록은 배 번호에 부착된 스마트칩을 통해 측정됐다. 레이스를 마치면 기록 확인처 및 스마트칩 홈페이지를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종합 1위의 영광은 19분 46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참가자 김창현(24)씨의 몫이었다. 그는 “70층을 지나자 목에서 피 맛이 났다”면서도 "원래 목표했던 20분 30초보다 기록을 단축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자 부문에선 정혜란(29)씨가 24분 28초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고령 참가자인 최재홍(81)씨에게도 이 대회는 남달랐다. 출발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평소 등산을 좋아해 한번 (참가)해보고 싶었다”며 “완주할 자신이 있다”고 포부를 전했다.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연 2017년도에 태어난 만 5세의 어린이도 최연소로 참가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장에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레이스 출발 전에는 몸 풀기 용으로 리듬 요가와 스트레칭 레크리에이션이 진행됐다. 스포츠 테이핑과 스킨 프린팅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부대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기념 사진 촬영을 위한 포토존, 이색 게임과 당첨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협찬사 부스도 마련됐다. 이 때문에 대회 참가자가 아닌 시민들 역시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뒤편 공터에 세워진 대형 ‘벨리곰’ 근처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대회 참가비는 완주자 1인당 1만원을 적립해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 환자들의 재활 치료 프로그램에 기부된다.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이사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뜻 깊은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대회의 목적"이라며 "롯데월드타워만의 시그니처 행사로서 착한 대회, 자랑스러운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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