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피플’의 후손 릴리아 부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베트남 보트 피플의 후손인 릴리아 부(미국)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10만 달러)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부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드의 더 클럽 앳 칼튼 우즈(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에인절 인(미국)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76만 5천달러(약 10억 1천만원).

부는 18번 홀(파5)서 치른 연장 승부서 166야드를 남겨두고 6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겼으나 세 번째 칩샷을 핀 5m에 보낸 뒤 내리막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집어넣었다. 부는 경기 후 “자신있게 버디 퍼트를 했는데 들어갔다.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부와 캐디는 대회 전통에 따라 18번 홀 옆 연못에 뛰어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태어나 UCLA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부는 외할아버지가 1982년 보트 한 척에 의지해 가족들과 공산 치하의 베트남을 탈출한 ‘보트 피플’의 후손이다. 부의 부모 모두 베트남 출신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부는 지난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투어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두 번째 우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하며 올시즌 가장 먼저 다승자가 됐다. 부는 지난 해 2부 투어인 시메트라투어에서 3승을 거둬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을 석권하며 올해 LPGA투어로 승격됐다.

우승을 차지한 부가 17, 18번 홀의 연속 버디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간 것과는 달리 연장전 상대인 인은 1타 차 선두를 달리다 16, 17번 홀의 연속 보기로 선두를 내줘야 했다. 다행히 마지막 홀 버디로 경기를 공동 선두로 마쳤으나 연장전서 날린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지는 바람에 생애 첫 승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세계랭킹 2위인 넬리 코다(미국)는 18번 홀(파5)의 10m가 넘는 장거리 이글 퍼트에 힘입어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김아림은 버디와 보기 3개 씩을 주고받으며 이븐파를 기록해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양희영, 아타야 티티쿤(태국), 앨리슨 쿠퍼즈(미국)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김아림은 16, 17번 홀서 좋은 버디 기회를 만들었으나 넣지 못했다. 티티쿤은 18번 홀서 파만 기록해도 연장전에 합류할 수 있었으나 볼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범해 갤러리의 아쉬움을 샀다.

세게랭킹 3위 고진영은 16~18번 홀의 3연속 버디에 힘입어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9위에 올랐다. 김효주는 2타를 잃어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단독 11위를 기록했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