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내란’ 수단서 자국민 엑소더스…교전 격화로 난항
열흘 가까이 군벌 간 무력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수단에서 미국과 사우디에 이어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세계 각국이 자국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그러나 군벌 간 휴전 약속이 사실상 깨지고 교전이 다시 격화하면서 각국의 철수작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는 이날 수단에서 ‘신속 대피 작전’에 돌입하며 100여명을 먼저 철수시켰다. 프랑스 외무부 관계자는 첫 비행기로 다양한 국적의 100명이 대피했으며, 이날 저녁 출발하는 두 번째 비행기로 100명이 추가로 인근 아프리카 국가인 지부티로 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도 수단에 체류 중이던 외교관과 가족들을 대피시켰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복잡하고 신속한 작전으로 수단 주재 외교관과 가족들을 철수시켰다”면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적 휴전을 촉구했다. 이번 작전을 위해 16 공수연대, 공군, 해병대 등 인력 1200명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도 요르단에 배치된 수송기를 이용해 수단 내 자국 외교관과 개발협력 활동가와 사업가 등 250명 구출 작전을 시작했다.
네덜란드도 이날 다른 나라와 함께 자국민 대피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수단에서 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여러 국가의 작전이 수행 중인 가운데 네덜란드는 요르단에 있던 인력으로 이 작전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단에 체류 중인 일부 일본인들도 이날 육로를 이용한 대피를 시작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 외에 캐나다, 요르단, 이집트, 튀르키예 등도 철수나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도 아직 자국민을 철수시키진 못했지만, 교전 지역에 있던 국민들을 하르툼의 대사관에 안전히 집결시켰다고 밝혔다.
한국도 국민 철수를 위해 군용기를 수단 인근 지부티에 대기시키고 있으며, 오만에 있던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을 수단 해상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그러나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이 이날까지 합의한 ‘이드 알피트르 휴전’ 기간에도 교전을 이어가면서, 각국의 대피 작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날도 하르툼 상공에 전투기가 다시 등장한 가운데, 도시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곳곳에서 총격 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날 프랑스 국적자들의 차량이 공격당해 1명이 다쳤고, 이집트도 자국민 한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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