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논란’ 정윤정 퇴출 이면에…홈쇼핑 업계 ‘설상가상’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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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엎친 데 덮친 격이라 답답하기만 해요. 알고 보면 홈쇼핑도 피해자일 뿐인데."
최근 롯데홈쇼핑은 방송 도중 욕설을 해 '무기한 출연 정지'를 당한 정윤정이 빠지면서 관련 상품 매출이 급락하는 등 손해를 보고 있다.
정윤정의 욕설이 방송된 현대홈쇼핑은 물론 씨제이(CJ)오쇼핑과 롯데홈쇼핑 등 홈쇼핑 3사는 정윤정이 판매하는 상품의 쇼호스트를 교체하는 등 함께 출연 정지 조처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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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엎친 데 덮친 격이라 답답하기만 해요. 알고 보면 홈쇼핑도 피해자일 뿐인데….”
최근 유명 쇼호스트들이 생방송 중 부적절한 언행으로 잇달아 ‘퇴출’을 당하면서 홈쇼핑 업계도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갈수록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송출수수료’로 신음하는데, 판매 실적이 높은 쇼호스트마저 ‘사고’를 치는 탓이다.
2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가장 전전긍긍하는 업체는 롯데홈쇼핑이다. 사고가 발생한 해당 방송도 아닌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홈쇼핑은 방송 도중 욕설을 해 ‘무기한 출연 정지’를 당한 정윤정이 빠지면서 관련 상품 매출이 급락하는 등 손해를 보고 있다. 정윤정의 욕설이 방송된 현대홈쇼핑은 물론 씨제이(CJ)오쇼핑과 롯데홈쇼핑 등 홈쇼핑 3사는 정윤정이 판매하는 상품의 쇼호스트를 교체하는 등 함께 출연 정지 조처에 나선 바 있다. 롯데홈쇼핑은 다른 방송사에 견줘 상대적으로 정윤정 출연 방송이 많은 편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업계 관계자는 <한겨레>에 “롯데는 지난 1~2월에도 정윤정이 뷰티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는 특정 화장품 브랜드 상품 방송을 20회 이상 진행했다”며 “지난달 사건이 불거진 뒤 자체 쇼호스트를 대체 투입했지만, 매출액이 30~40%가량 떨어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완판녀’로 불리며 업계 최고 대우를 받아 온 정씨는 홈쇼핑과 직접 출연료를 계약하는 방식이 아니라 특정 브랜드나 회사와 뷰티 크리에이터 등으로 참여해 러닝 개런티를 받는 방식의 계약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즉, 홈쇼핑이 아닌 화장품 회사와 계약해 상품 개발·마케팅·판매까지 관여했던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씨는 특정 엠디나 피디를 지명해 방송 편성을 요구해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터질 일이 터졌다는 의견도 많지만, 어쨌든 판매 실적이 좋으니 홈쇼핑 쪽에서는 (출연 정지가)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롯데홈쇼핑은 가뜩이나 2015년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임직원 금품 수수 사실을 고의로 누락한 것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오는 7월31일까지 새벽 2~6시 방송송출 금지(블랙아웃) 조처를 받은 터라 매출 방어가 시급한 상황이다. 과기정통부 처분을 놓고 재판을 벌일 당시 롯데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360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특수’가 일상회복으로 사라지면서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780억원, 영업이익은 780억원으로 각각 직전 연도에 견줘 2.3%, 23.5% 줄었다. 실적 악화엔 불어난 송출수수료도 한 몫 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업체가 유료방송사업자들한테 내는 비용으로, 업계는 매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송출수수료로 지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과도한 송출수수료 문제, 하락하는 매출, 새벽 시간대 블랙아웃에 더해 쇼호스트 문제로 소비자들 원성까지 사니 죽을 맛”이라며 “쇼호스트의 부적절한 언사는 우리 방송에서 발생한 것도 아니라 내부에선 억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정윤정이 이른 시일 안에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라고 덧붙였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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