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모두 어수선했던 LG, 2위로 추락 [MK초점]

선두 수성을 노렸던 LG 트윈스가 공·수 모두에서 집중력이 결여된 플레이가 나오며 2위로 내려앉았다.

LG는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7로 무릎을 꿇었다.

LG에 승전고를 울릴 기회가 전혀 없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여러차례 찬스가 왔지만, 공·수에서 디테일이 아쉬운 모습들이 연달아 나오며 승리에 도달하지 못했다.

LG가 공·수 모두에서 아쉬운 플레이를 선보이며 1위를 지키지 못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첫 번째 기회는 6회초였다. 2회말 정은원과 박상언에게 연속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데 이어 오선진에게도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초반 분위기를 내준 LG는 3회초 오스틴 딘의 1타점 적시타와 5회초 문성주의 우월 투런 아치로 한 점차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진행된 6회초, LG는 앞서나갈 찬스를 놓쳤다. 선두타자 문보경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후속타자 오지환이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 3루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 때만 해도 흐름은 LG 쪽으로 향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아쉬웠다. 박동원이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지만, 한화의 전진 수비에 막히며 3루주자가 들어오지 못한 채 아웃카운트 1개만 속절없이 늘어났다. 이어 서건창이 볼넷을 골라 나가며 1사 1, 3루가 연결됐지만, 박해민이 삼진으로 돌아섰고 홍창기도 중견수 플라이에 그치며 역전에 실패했다.

이후 LG는 8회초 상대 배터리의 포일과 홍창기의 1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8회말 노시환과 채은성에게 연달아 안타를 헌납하며 무사 1, 2루의 위기가 찾아왔다. 한화 벤치는 즉각 타석에 선 이성곤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이성곤은 착실하게 번트를 대며 투수 앞 쪽으로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서 LG에 문제가 발생했다. 공을 잡으려던 3루수 문보경과 투수 정우영이 서로 부딪히며 넘어졌다. 결국 이렇게 만들어진 무사 만루에서 LG는 유로결과 정은원에게 연달아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고, 오선진에게는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까지 내주며 힘없이 리드를 내줘야 했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이상훈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 장면을 보고 “확실한 사인에 확실한 콜 플레이가 이루어졌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다행히 승리의 여신은 LG에 9회초 한 번의 기회를 더 선사했다. 문보경의 안타와 김기연의 볼넷으로 1사 1, 2루가 만들어진 것. 이후 후속타자 서건창이 친 타구는 투수 머리 위로 높게 떴고, 한화 투수 박상원은 병살을 노리며 고의 낙구를 시도했다. 이에 심판진은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했다.

인필드 플라이는 무사 또는 1사 주자 있는 상황에서 수비 팀이 평범한 내야 플라이를 일부러 떨어뜨려 병살을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 생긴 규칙으로 야수가 공을 잡지 못해도 타자는 자동으로 아웃 처리된다. 단 기존 플라이 아웃 상황과 마찬가지로 주자들은 기존 베이스를 지켜야 한다.

그러나 1루주자 김기연은 이를 보지 못한 듯 2루로 뛰어갔고, 허무하게 아웃카운트 3개가 모두 채워졌다. 그렇게 LG는 쓰라린 패배와 마주해야 했다.

이처럼 결정적인 순간 공·수 모두에서 디테일이 아쉬운 모습이 연달아 나온 LG. 그 결과는 너무나 뼈아팠다. 이날 패전으로 4연승이 중단된 LG는 13승 7패를 기록, 승차는 없지만 12승 6패의 SSG랜더스에 승률에서 밀리며 선두를 내줘야 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