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보궐선거 승리…‘기시다 테러’ 지역만 패배
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보궐선거에서 5개 지역 중 4곳에서 승리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향한 폭발물 사건이 발생한 지역에서만 유일하게 야당에 패했다.
교도통신과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23일 보궐선거가 치러진 중의원 지바 5구, 와카야마 1구, 야마구치 2구와 4구, 참의원 오이타 선거구 등 총 5곳 가운데 자민당은 와카야마 1구를 제외하고 4곳에서 의석을 확보했다. 와카야마현은 지난 15일 기시다 총리의 지원 연설을 앞두고 폭발물 투척 사건이 발생하면서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 곳이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존 확보 의석인 3석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총 4곳에서 승리하게 되면서 기존보다 1석을 더 늘리게 됐다.
중의원 야마구치 2구와 4구에선 모두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관계가 있는 후보가 당선됐다. 아베 전 총리 사망으로 공석이 된 야마구치 4구에서는 자민당의 요시다 신지 전 시모노세키 시의원이 선출됐다. 요시다는 선거에서 자신이 아베 전 총리를 잇는 후보라고 강조했으며 아베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의 지지를 얻어 압승했다.
야마구치 2구에서는 기시 노부오 전 방위상의 장남이자 아베 전 총리의 조카인 자민당의 기시 노부치요 후보가 승리했다. 기자 출신인 노부치요는 아버지의 비서관을 지내며 정치 입문을 준비했다. 기시 전 방위상이 지병을 이유로 올해 2월 의원직을 사퇴하자 지역구인 야마구치 2구가 공석이 됐는데 이를 사실상 물려받기 위해 출마해 ‘정치 세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중의원 지바 5구에서는 정치 신인인 자민당 에리 알피야 후보가, 참의원 오이타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시라사카 아키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지난 15일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후보 지원 연설 직전에 폭발물 투척 사건이 터진 지역인 와카야마 1구에서 유일하게 야당 후보가 선출됐다. 전직 시의원 출신인 일본유신회의 하야시 유미 후보가 자민당의 가도 히로후미 전 중의원 의원에게 승리했다.
일본유신회는 지난 9일 치러진 통일지방선거 전반부에서 오사카 지사·시장, 나라현 지사를 배출한 데 이어 와카야마 보궐선거에서도 당선자를 내면서 간사이 지역에서 세력을 확대했다.
올해 대형 선거가 없는 일본에서는 이번 선거가 2021년 10월 출범한 기시다 정권의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물가 급등과 저출산 대책, 방위력 강화를 위한 증세 등이 쟁점이 됐다.
현지 언론은 “선거의 승패가 향후 기시다 내각의 정권 운영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기시다 총리가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했다고 판단하면 중의원을 조기 해산하고 총선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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