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보톡스 균주 전쟁 7년, 메디톡스에 주목할 때

이인아 기자 2023. 4. 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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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에 균주 도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조 기업 간 '균주 출처' 싸움이 시작된 지 7년이 지났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대웅제약의 목표주가를 14만5000원으로 낮추며 "국내 민사 1심에서 승소 기업(메디톡스)과 패소 기업(대웅제약)은 멀티플 측면에서 유사 기업 수준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나보타에 대한 불확실성이 멀티플을 낮추고 있어 소송에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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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민사 소송서 메디톡스 일부 승소 판결
증권업계 “메디톡스 중심으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재편”

지난 2016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에 균주 도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조 기업 간 ‘균주 출처’ 싸움이 시작된 지 7년이 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2월 국내 민사 소송의 1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메디톡스에 일부 승소를 판결하면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선점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경쟁사로 묶였던 대웅제약, 휴젤에 대해선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서울 강남구 메디톡스 사옥(왼쪽)과 대웅제약 사옥. 2020.7.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우선 흔히 사용하는 ‘보톡스’는 미국 제약사 엘러간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 이름이다. 얼굴 주름을 펴거나 근육을 축소하는 데 효과적이어서 미용 목적으로 활용되곤 한다. 보툴리눔 톡신은 보툴리눔 균에서 뽑아내는데, 균주를 확보하는 게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가 주목받은 이유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균주를 확보해 보툴리눔 톡신 제품 ‘메디톡신’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회사 측은 균주의 기원은 미국 위스콘신대의 HALL A로, 엄격한 규제가 생기기 전 분양에 성공했다고 설명한다.

이후 대웅제약, 휴젤 등이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면서 문제가 됐다. 메디톡스는 두 회사가 자사의 균주를 훔쳐 상품화했다고 지목했다. 메디톡스는 두 회사가 제조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균주와 메디톡신의 염기 서열이 100% 일치한다고 제시했다.

2019년 1월 메디톡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ITC는 메디톡스 손을 들어줬다. 현재 같은 내용으로 휴젤과도 ITC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민사 소송전에서도 메디톡스가 승기를 잡았다. 지난 2월 10일 대웅제약과의 민사소송 1심 판결에서 메디톡스 측 주장이 상당 부분 인정되는 판결이 나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메디톡스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달 17일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에 대해 목표주가 41만원을 제시하며 “메디톡스가 균주 도용 논란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했다”며 “향후 감염병 예방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메디톡스가 톡신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제품에 판매 리스크가 커지고, 막대한 소송비용이 발생하면서 휴젤, 대웅제약에 대해서는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감염법 예방법’이 통과돼 불법으로 보툴리눔 톡신균주를 취득한 게 확인되면, 최악의 경우 제품허가 취소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대웅제약의 목표주가를 14만5000원으로 낮추며 “국내 민사 1심에서 승소 기업(메디톡스)과 패소 기업(대웅제약)은 멀티플 측면에서 유사 기업 수준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나보타에 대한 불확실성이 멀티플을 낮추고 있어 소송에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휴젤에 대해 적정주가를 15만원으로 낮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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