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에 도발 세리머니’ 송민규, “우리 팬 함성 그리워”

송민규, 선제 결승골로 제주전 승리 이끌어
전북 팬의 응원 거부엔 "함성 그립지 않다면 거짓말"

송민규(전북)과 세리머니 배경과 함께 팬들의 응원이 그립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전북현대 송민규가 당당했던 세리머니 뒷이야기를 밝혔다.

전북은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김상식 감독, 하파 실바의 퇴장 악재에도 제주유나이티드를 2-0으로 제압했다.

승점 3점을 더한 전북(승점 10)은 7위로 올라섰다. 또 올 시즌 원정 3전 전패의 흐름도 끊어냈다.

이날 전북의 공격을 이끈 건 송민규였다. 송민규는 전반 40분 정태욱의 긴 패스를 안정적으로 잡았다. 이어 상대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뚫어내며 선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에도 활발한 모습으로 추가 득점에 기여하는 등 맹활약했다.

경기 후 송민규는 “팀이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선수, 스태프가 한마음 한뜻이 돼서 소중한 승점 3점을 가져갈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송민규는 선제 득점 후 관중석을 향해 섰다. 이어 두 손을 귀에 대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야유 소리가 많이 나길래 그렇게 했다”면서도 “사실 내가 무슨 세리머니를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런 경험이 없어서 아무거나 나온 거 같다”며 웃었다.

제주전 활약은 지난 라운드 수원FC전의 아쉬움도 털게 했다. 당시 그는 패스 실수로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팀도 패하며 송민규는 고개를 숙였다.

송민규는 “감독님이나 팬, 동료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개인적으로는 나 때문에 조금 더 힘든 상황이 됐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실수가 나를 발전시켜 줄 거로 생각한다”며 “훈련이나 경기 때 더 열심히 했고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강해졌다”라고 긍정적인 면을 봤다.

번번이 놓쳤던 추가 득점 기회에 대해서도 “공격수의 임무인데 지금도 아쉽고 계속 아쉬울 것이다”라며 “계속 내 자신을 채찍질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연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에도 여전히 전북의 갈 길은 멀다. 우승을 다투던 전북에 7위라는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할 뿐이다. 여기에 팬들은 감독, 대표이사 퇴진을 외치며 응원도 중단한 상태다.

송민규는 “우리끼리 이제 뒤가 없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이 하자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한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결과는 따라올 테니 적극성, 투지를 갖고 뛰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송민규는 “팬들의 함성이 그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응원으로 힘을 더 얻고 싶은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