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치약맛 민트초코 같은 '킬링 로맨스', 깨진 계란까지 다시 붙이는 기묘한 행보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설디낯선 기묘한 영화의 탄생은 영화계에 큰 폭탄을 투척했다. 혼돈 그 자체였던 초반 혹평도 잠시, 그 어렵다는 깨진 계란 붙이기에 성공한 코미디 영화 '킬링 로맨스'(이원석 감독, 영화사 이창·쇼트케이크 제작)가 극장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 나(이선균)와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발연기 톱스타 황여래(이하늬)가 자신의 팬클럽 출신 사수생 김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코미디는 물론 서스펜스, 로맨스 등 복합적인 장르를 한데 모아 독창적인 색깔을 만들었다.
확실히 '킬링 로맨스'는 지금껏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는 독특한 B급 코미디로 위용을 드러냈다. 각자 자신들의 이야기만 쏟아내는 너무나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스토리는 기묘해도 너무 기묘하다. 여기에 병맛 개그와 어울리지 않는 고품격 미장센은 이질감을 극대화하며 관객의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시사회를 통해 호불호 맛보기를 본 '킬링 로맨스'는 예상대로 개봉 이후 더욱 날 선 호불호로 관객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원석 감독의 데뷔작인 '남자사용설명서'(13)를 좋아했던 관객은 대부분 호감을 지지를 보냈지만 반대로 전작을 경험하지 못한 신생 관객들은 이원석 감독의 코미디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한 관객의 원성도 쏟아졌다.
'감독의 도핑 테스트가 시급하다' '혼란 그 자체' '소송 걸고 싶을 정도' '연대 보증 없이는 찍을 수 없는 요상한 영화' 등 혹평이 이어진 것. 혹평은 고스란히 평점으로 반영됐다. 관객 지표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CGV 골든 에그지수는 개봉 첫날 61%라는 충격의 수치를 보였고 깨진 계란으로 '킬링 로맨스'를 두 번 죽였다.
그럼에도 '킬링 로맨스'는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주연을 맡은 이선균은 일찌감치 "초반 15분에서 20분 정도 당황스러운 캐릭터와 뜬금없는 전개가 이어지지만 오픈 마인드, 긍정 마인드로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이 영화와 캐릭터를 마음껏 가지고 놀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참을성 있는 관람을 당부했다. 또한 이하늬는 인터뷰에서 "민트초코 같은 영화다. 한국 영화 역사에 남을 영화다. 안 보신 분은 있겠지만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영화다"고 자신했다. '킬링 로맨스'를 만든 장본인 이원석 감독은 "영화를 본 관객이 물고 뜯는 영화다. 이 영화는 '모 아니면 도'다"고 호불호를 겸허히 받아들였다.
관객의 혹평에도 '킬링 로맨스'의 주역들은 '비난하더라도 일단 한 번 보시라'며 관람을 독려했다. 특히 '킬링 로맨스'에 누구보다 진심인 이하늬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혈 홍보에 나서며 아낌없는 '재능 기부'를 쏟아냈다. '킬링 로맨스'에서 은퇴한 여배우 황여래가 자신의 리즈 시절을 대변하는 노래 '여래이즘'은 이하늬가 절친 김태희와 비(정지훈) 부부에게 직접 곡 사용 허락을 구해 화제를 모았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영화와 별개로 '여래이즘' 뮤직비디오를 직접 기획 및 제작, 촬영까지 나서며 영혼을 끌어모았다.
물론 이선균도 뒤지지 않았다. 데뷔 이후 가장 파격적이고 코믹한, 망가짐을 불사하지 않았던 이선균은 일단 상의 탈의한 근육질 CG 몸매로 시선을 장악한 나르시즘 포스터부터 확실하게 서포트했다. 여기에 '킬링 로맨스'만의 독특한 상영회에 참여하며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 이하늬가 '여래바래'로 입소문을 내고 있다면 이선균은 '존나바래' 팬덤으로 입소문에 부채질하고 있다. 두 사람은 22일 JTBC '뉴스룸' 초대석에도 동반 출연해 '죽여주는 홍보'로 관객의 표심에 호소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했던가. '킬링 로맨스'는 '중꺾마'의 정신으로 철옹성 같은 관객의 마음에 돌을 던졌고 결국 관객도 조금씩 '킬링 로맨스'의 병맛 세계관에 스며들었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는 이원석 표 코미디가 뒤늦게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 '킬링 로맨스'는 개봉 6일째인 지난 19일 마침내 CGV 골든 에그지수 70%를 기록했다. 61%로 시작해 70%까지 무려 9%를 거슬러 오르는 관객 평점 역주행을 기록했다. CGV뿐만 아니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도 평점 역주행을 기록 중이다.
더욱 흥미로운 지점은 영화 관람 당시 낮은 점수를 남겼던 관객들이 시간이 흐른 후, 뇌리에 맴도는 OST '행복'과 '여래이즘'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점수를 수정했다는 고백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객은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킬링 로맨스' 웃음 주문에 걸리는 사람과 '행복' 주문에 걸리는 사람. 둘 중 하나는 무조건 걸린다'라며 강력한 '킬링 로맨스'의 중독성을 찬양했다.
치약맛 민트초코와 같은 '킬링 로맨스'의 흥행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MZ세대의 취향을 완벽히 저격한 '킬링 로맨스'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미친 텐션의 영화로 관객에게 시나브로 젖어 드는 데 성공했다. 치약 맛이 나는 민트초코도, 샤이니의 ' Ring Ding Dong'도 처음에는 그랬다. '이게 뭐야?' 싶지만 집에 와서 보면 자꾸만 생각나는, 독특한 중독성이다. '킬링 로맨스' 역시 치명적인 중독성으로 관객의 애증을 유발하며 계속해서 극장가 화제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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