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유림 주도 '붓의 투쟁'…"파리장서 독립청원운동 가치 재조명해야"

경남CBS 최호영 기자 2023. 4. 2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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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일제 만행을 알리고 조선 독립을 호소한 '파리장서 독립청원운동'이 경남에서 본격화한 만큼 체계적인 조사·연구 등 가치 재조명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경남연구원 김진형·하민지 연구위원, 소은영 전문연구원은 '파리장서 독립청원운동의 가치 재조명과 경남의 과제'라는 제목의 정책브리프(G-Brief)를 냈다고 2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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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장서 독립청원 참여 유림 137명 등 41명 경남 출신
체계적인 조사·연구·교육·콘텐츠 개발과 기념관 건립 제안
곽종석 선생 생가와 파리장서 기념탑. 연합뉴스


전 세계에 일제 만행을 알리고 조선 독립을 호소한 '파리장서 독립청원운동'이 경남에서 본격화한 만큼 체계적인 조사·연구 등 가치 재조명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경남연구원 김진형·하민지 연구위원, 소은영 전문연구원은 '파리장서 독립청원운동의 가치 재조명과 경남의 과제'라는 제목의 정책브리프(G-Brief)를 냈다고 24일 밝혔다.

3·1독립선언서 발표 후 조선의 독립 정신을 세계에 알리고자 유림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만국평화회의에 보내는 글이 '파리장서'다. 파리에 보내는 장문의 서한이라는 뜻이다.

일본 유학생이 발표한 2·8독립선언, 3·1운동에 이은 독립 선언운동으로, '파리장서 독립청원운동'으로 일컫는다.

조선의 유림대표 곽종석 선생 등 137명이 '파리강화회의 제대위 각하께 서를 바칩니다'를 시작으로 2674자에 독립운동의 배경, 독립 성취방법, 조선 망국의 배경, 민족독립 당위성 등을 담았다.

유학자들이 붓을 들고 독립을 위해 싸웠던 운동이라는 의미로, '칼에 맞선 붓, 붓의 투쟁'으로도 불린다. 조선 유림들이 일본의 만행을 알리고 독립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조선유학사적, 독립운동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연구원은 일본의 침략과 조선의 독립 의지를 국제 사회에 호소한 이 운동이 경남에서 본격화됐다는 사실을 주목할 때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장서를 완성하고 유림 대표로 이름을 올린 곽종석 선생은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거창에서 독립청원운동을 주도했다. 서명에 이름을 남긴 137명 둥 경남 유림은 41명으로, 이들의 독립청원운동을 재인식해야 하는 뜻깊은 무형의 역사문화유산이라는 평가다.

이에 연구원은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들의 후손을 만나 선조의 철학과 가치관을 기록하는 등 유림 41명에 대한 가치를 학술적으로 재조명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들과 관련한 유물의 수집·보존·전시도 필요하다. 유물 수집 계획을 세워 후손들이 보관 중인 문서·서적·의복·생활도구·그림·공예품 등을 기증 또는 구입해 경남도립미술관에 보관하고 전시전을 열어 경남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릴 필요가 있다.

경남연구원 제공


이와 함께 파리장서 독립청원운동 관련 교육 확대와 전문강사 양성, 41명의 유림을 주제로 한 웹툰 등 문화콘텐츠 개발도 제안했다.

특히, 경남 만의 독립운동기념관의 건립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경남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이다. 독립운동 관련 기념관은 정부가 운영하는 천안 독립기념관과 광역지자체가 운영하는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이 유일하다.

유림의 독립 의지를 기념하고자 1972년 서울 장충단공원에 독립운동 파리장서비 건립을 시작으로 전국 11곳에 관련 비가 세워졌다. 그중 경남은 거창 등 6곳으로 가장 많다.

연구원은 "파리장서비는 대중에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며 관광적 활용도 미진하다"며 "역사적 위상 강화에 가장 큰 시설이 기념관인 만큼 파리장서 독립청원운동 등 도내 다양한 독립운동의 구술정보, 기록, 유물, 유적을 보존하고 기릴 수 있는 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추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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