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아토피피부염은 피부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박건혁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 선임연구원 2023. 4. 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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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는 '이상한' 또는 '부적절한'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로부터 유래된 단어로 음식물 또는 흡입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유전적으로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이런 아토피 질환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해 천식,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결막염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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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혁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아토피는 '이상한' 또는 '부적절한'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로부터 유래된 단어로 음식물 또는 흡입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유전적으로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이런 아토피 질환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해 천식,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결막염 등이 포함된다. 단연 우리에게 아토피라는 단어를 가장 잘 알게 해준 아토피피부염은 오래 지속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대개는 생후 2-3개월부터 나타나며, 심한 가려움증과 반복되는 피부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에 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으나 현재까지 그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요인, 면역학적 이상과 피부 보호막 역할을 하는 피부 장벽 기능의 이상 등 요인들의 복잡한 상호 작용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오랫동안 우리는 아토피피부염이 단순한 피부질환 중 하나로만 생각했지만, 최근 아토피피부염과 다양한 정신 건강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미국 오리건대학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동 9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한 후 관련 연구를 발표했는데 아토피피부염을 앓았던 아이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ADHD 발생확률이 1.87배. 우울증 1.18배, 불안 1.77배, 행동장애 1.87배가 높았다. 특히 자폐증의 경우 발생확률이 3.04배나 높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한국에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와의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대조군에 비해 ADHD의 경우 유병률이 1.48배 높게 나타났으며, 자폐증의 경우 1.54배, 행실 장애는 2.88배 높게 나타났다. 아동기에서는 ADHD의 빈도가 월등히 높게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는 통계학적 연구 방법을 활용한 결과를 중심으로 발표가 되었으며,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왜 ADHD, 자폐증과 같은 정신 건강 장애의 유병률이 왜 높게 나타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까지 많은 연구자의 몇몇 이론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유전적인 성향, 염증반응의 확장성, 수면 부족 등에 의한 스트레스 정도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누구든 유아기에 아토피피부염에 의해 가려움증이 증가하고, 이에 수면 질도 떨어지고,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가 쌓이겠지. 그렇다면 당연히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사례가 아직 많지 않다. 최근까지 이에 대한 가설로 제안되는 것은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불균형에 따른 스트레스호르몬 증가 및 이에 의한 신경장애, 나아가 ADHD의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해 단백질의 변화 등이었다. 또한 보상과 관련된 뇌 부위의 자극과 뇌유래신경영양인자의 증가로 불안 및 우울과 유사한 행동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아토피피부염은 더 이상 피부만의 문제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한의학은 증상에 있어서 기본적 진단과 치료가 단편적이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장부와 장부 간의 연관성, 개인적 변수까지 고려하는 진단과 치료가 기본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최근 다양한 질환의 이환성까지 다룰 수 있게 한다. 한의학적 접근방식을 기반으로 아토피피부염과 이에 따른 정신 건강 장애의 가능성까지 고려할 수 있는 한의 치료 기술이 개발되어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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