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적인 ‘가수’, 수용적인 ‘배우’… 아이유 “또 다른 내가 ‘나’에게 행복 충전”
단순·발랄·하이톤 ‘소민役’ 애착
“홈리스 축구 국대 다큐 PD… 가식적 웃음 뒤엔 상처도 많아”
가수 데뷔 15년차, 어느덧 삼십대
“유연한 삶 목표… 해보고 싶은 역할은 덜 착한 사람”
첫 출연작인 데다 주연을 맡았지만, 그에게선 초조함보다 여유가 느껴졌다. 드림보다 뒤늦게 촬영을 시작한 영화 ‘브로커’의 주연으로 이미 칸 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아봤기 때문일까.
“다른 배우 분들과 이야기 나눌 때도 (영화에) 되게 만족하는 지금 분위기인 것 같아요. 기대 반 걱정 반, 설렘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나의 아저씨의 이지안, 호텔 델루나의 장만월 역 등 사연 많은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아이유는 이번엔 그의 바람대로 ‘사연 없는’, 정확히는 ‘사연이 가려진’ 캐릭터인 이소민 역을 맡았다.
“열정이 없다는 게 계속 드러나는 역할이다 보니까 오히려 예전에는 굉장히 열정적인 사람이 아니었을까… 정도 많고 욱하기도 하고 호탕하고 주변 챙기는 것도 좋아하고 이런 친구인데, 워낙에 사회 초년생 때 부정을 많이 당하고 상처를 입고, 방어기제로 ‘나는 열정이 없어’라고 하는 게 아닐까.”
소민은 극 중에서 축구를 하진 않지만,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빠질 수 없는 감초 같은 존재다.
“밝고 단순하다 보니까 자기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하고 초반부엔 가식적이지만 그래도 계속 웃어요. 그게 또 활력을 불어넣고. 제 목소리가 낮은 톤인데, 소민이 연기할 때 하이 톤으로 하고 그런 게 오히려 좋더라고요.”
20대의 밝음과 발랄함이 느껴지는 영화 속 아이유는 어느덧 실제 나이로는 30대가 됐다.
“30대는 이제 막 시작이니까 아직은 저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20대 때 음악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 메시지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에 제 생각을 많이 담기도 했고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게 10대와는 구별돼요. 30대는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걸 딱 정해두고 싶지는 않아요. 유동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흘러가는 대로 그때그때 생각을 담아내고 싶어요.”
해맑은 10대를 지나 20대에 전반적으로 음악을 프로듀싱했던 그는 30대엔 누군가로부터 프로듀싱을 받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가 요즘 배우로서 열심히인 것도 이런 까닭일지 모른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 드라마 촬영 중이기도 하다. 여기에 영화 홍보까지. 계속된 활동에 지치거나 하진 않을까.
“좀 덜 착하고, 작품의 메시지도 꼭 착한 것 아닌, 나쁜 사람들이 나오는, 나쁘게 망한 것을 다루는 얘기를 해봐도 재미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때때로 크레디트에 이지은으로 이름이 적히는 그는 이제 배우로서도 아이유라는 이름만 쓰기로 했다. 하나의 이름만큼이나 그에겐 가수와 배우, 모두 따로따로가 아닌 하나의 도전이고 즐거움인 듯 보인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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