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아이유 “영화계 신예, 흥행 부담 느낄 위치아냐”[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4. 2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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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감독표 빠른 대사 어려워...초반엔 적응 못했다”
“좋은 에너지 박서준, 더 친해지지 못해 아쉬워”
“아스트로 故문빈 비보 안타까워..좀 더 관대한 사회됐으면”
아이유가 ‘드림’으로 스크린 복귀한다. 사진IEDAM 엔터테인먼트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지난해 ‘브로커’에 이어 올해는 ‘드림’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전작은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신작은 ‘국내 히트메이커’ 이병헌 감독과 각각 호흡을 맞췄다. 두 작품 모두 소외 계층을 향한 따뜻한 위로와 의미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가운데 극과극 얼굴의 아이유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드림’은 쏘울 없는 만년 2등 축구선수(박서준)와 열정 없는 PD(아이유) 그리고 축알못 홈리스 축구단의 성장 이야기다. ‘극한직업’으로 천만 감독으로 등극한 이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스크린 신작으로 ‘2010년 홈리스 월드컵’ 실화를 모티브 했다.

‘홈리스 월드컵’은 축구를 통해 홈리스의 자립 의지와 부정적 사회 인식을 개선하는 세계 유일의 국제 축구 대회로, 실제 수많은 홈리스들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한국은 2010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에 첫 출전했으며, ‘드림’은 이 대회를 모티브로 새로운 이야기를 가미했다.

“후르륵 빨리 읽히는, 생생하고 따뜻한 에너지가 넘치는 시나리오였다”고 운을 뗀 아이유는 “사실 ‘브로커’보다 먼저 촬영한 나의 첫 장편 영화다. 주제의식이 가장 좋았고, 영화 경험이 부족한만큼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이 계신다는 게 좋았다. 배울 게 많을 현장이란 확신이 있었다. 감독님의 팬이기도 했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드림’ 아이유 스틸. 사진I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아이유가 연기한 ‘소민’은 누구보다 훈련에 열심이지만 타고난 재능의 박성찬(강하늘)에 밀려 만년 2등, 기자까지 폭행해 구설수에 올라 ‘이미지 세탁’을 위해 홈리스 월드컵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홍대’와 사연은 많고 실력은 부족한 홈리스들과 함께 ‘짜고 치는’ 감동 다큐멘터리를 찍으려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함께 성장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우리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정말 잘 담겼다고 생각했거든요. 배우들끼리도 서로 좋았던 면들을 서로 칭찬해주면서 ‘으싸 으쌰’ 응원 중이에요.(웃음) 제겐 처음 작업한 장편 영화인데다, 오랜 기간 소중히 아껴온만큼 개봉 자체에 의미가 깊죠.”

촬영 현장은 모든 면에서 스피드 했단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 유머 코드를 살리기 위한 대사 표현이나 다채로운 버젼의 연기를 펼쳐야 했다. 무더위에 정교한 작업, 대선배님들과의 촬영에 정신이 쏙 빠졌다고.

“처음엔 감독님의 빠른 템포에 적응이 좀 더뎠다. 쉽지 않았다”는 그는 “현장 분위기가 매번 화이팅이 넘쳤고, 박서준 씨는 순발력이 굉장히 좋더라. 표정, 톤, 속도 등 감독님의 확실한 디렉션에 따라 집중해 따라갔고 선배님들 배려 덕분에 금새 적응했던 것 같다. 적절한 긴장감도 오히려 도움이됐다”고 회상했다.

“박서준 씨완 사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진 못했어요. 분량도, 연습량도 많아 (서준 씨가) 굉장히 바빴거든요. 티키타카 부분이 초반부에 몰려 있기도 했고요. 현장에서 테이크를 여러 버젼으로 갔고, 전체적으로 스피드 했기 때문에 저 또한 굉장히 집중해야 해서, 긴장감을 쉬이 내려놓을 수 없었어요. 사적으론 막 친해지지 못해 아쉬웠지만 (서준 씨가) 좋은 배우임은 금방 알 수 있었죠. 든든하고, 배려심도 많고, 에너지도 넘치시고...덕분에 좋은 기를 많이 받았습니다.(웃음)”

전작 ‘브로커’에 이어 이번에도 대중의 기대가 쏠린만큼 흥행 부담감도 상당할 터. 속마음을 물으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이제 영화 두 편 밖에 안한, 부족한 제가, 흥행에 대한 책임감이나 부담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앞서가는 게 아닌가 싶다. 그저 열심히 배우면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가능한 선에서 작품을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그는 “‘브로커’도 그렇고 ‘드림’도 그렇고, 결국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즉 주제의식이 정말 좋았다.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면서 “우리 영화는 그러면서도 선수 각각의 서사와 매력이 아주 잘 담겨 있어 그게 좋더라. 실화가 주는 울림, 이를 통한 주제의식의 강조도 와 닿았다. 관객과 꼭 이 감동을 나누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아직 두 작품밖에 경험하진 못했지만....영화만의 긴 호흡이 좋았어요. 정밀한 컷, 정교한 작업에서 다양한 시도들이 가능했고, 재도전의 기회가 생기고 이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고요. 그 과정을 함께 하면서 소속감과 안정감도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힘든 동료들 볼 때마다 안타까워...서로에게 관대해질 수 있는 사회되길”
“번아웃 올 때면 과거 일기·메모 읽어...일 할 때 살아있음을 느껴”
아이유는 가요계 비보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IEDAM 엔터테인먼트
4월 20일, 공교롭게도 가요계 후배인 ‘아스트로’ 멤버 문빈의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지기도 했다. 아이유는동료의 극단적 선택에, 반복되는 비극에 선뜻 말을 시작하지 못하다, 이내 “안타깝고 슬프다. 가슴 아프다”며 진심어린 애도를 했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 힘든 동료들을 많이 봐왔다. 힘들고 아프고 어려운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서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질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라며 “작은 관심, 위로, 따뜻한 한 마디가 절실한 요즘이 아닌가 싶다.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다. 모두가 서로 서로 조금 더 챙겨주고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정작 아이유 자신은 힘들 때 어떻게 치유할까. 그는 “수시로 스스로에 대해 실망도 하고 때때로 좌절도 한다. 번아웃이 올 때면 과거 내가 썼던 일기를 다시 읽기도 하고, 핸드폰에 기록해 둔 메모들도 본다”면서 “어떻게든 빨리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성향이 강하다. 좋은 기분이든, 나쁜 기분이든, 오래도록 한 가지 상태로 두지 않는 습성이 있다.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하는 편”이라고 했다.

오랜 기간 우직하게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결이기도 했다. 그는 “어떤 프로젝트를 끝낸 뒤 팬들의 응원이 정말 큰 만족감을 준다. 어떤 힘든 과정을 겪었어도, 그것만으로 모든 게 해소된다. 일을 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내가 하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중의 기대에 감사할 뿐, 부담스럽게 느끼진 않는다. 누구나 저마다의 책임감을, 부담감을 지니고 살아가지 않나. 다만 20대보다 더 좋은 모습을 30대에도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오랜 기간 그렇게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20대 끝자락에 스스로와 약속한 게 있어요. 원대한 목표도, 너무 촘촘한 계획도 세우지 않는 거요. 흘러가는 대로, 마음을 좀 내려놓고 자연스레 살자고요. 탁월한 결심이라고 생각하고, 제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하돼, 쫓기지 않고, 너무 붙잡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그렇게 지내려고 해요. 모두 그랬으면 좋겠어요. 서로에게, 스스로에게, ‘괜찮아’ ‘잘했어’ ‘이대로도 좋아’라고 따뜻하 게 다독이면서.”

아이유·박서준 주연의 ‘드림’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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