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극복하고 북한 인권 전도사로…“북한 어린이들이 희망 잃지 않았으면”

양민철 2023. 4.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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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light to Freedom.'

당시의 북한을 한 씨는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이제 한 씨는 유창한 영어로 북한의 인권 실태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북한에 남겨져 있는 그 어린 아이들이 희망의 씨앗을 갖고 있었으면 좋겠어요.""너무 세상을 미워하지 말고, 너무 자신의 부모들을 미워하지 말고... '언젠가는 세상이 변할 거다'라는 것을, 그들의 고통을 알아줄 거라는 그런 희망을 갖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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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light to Freedom.'

탈북민 작가 한송미 씨가 지난해 발간한 영문 자서전의 제목입니다. '자유를 향한 초록 불'이라는 제목처럼 한 씨는 다음 달 중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15차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에서 '자유'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인데요.

이번 회의에서 한 씨가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지 먼저 만나서 들어봤습니다.

■ 한송미 작가 "모든 게 처참했던 나라…목숨 걸고 떠나야 했어요."

1993년생인 한 씨가 북한을 떠나온 건 만 18세 때인 2011년. 한 씨 어머니는 한 씨가 어릴 때 돈을 벌기 위해 먼저 탈북했고, 한 씨는 이모 집에서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이후부터는 학교에 다니지도 못하고, 나무를 하고 농사일을 돕는 등 육체 노동을 해야 했던 한 씨. 당시의 북한을 한 씨는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저는 항상 엄마를 찾아다녔으니까, 겨울철에 역에 나가 보면 얼어죽거나 배고파서 죽거나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걸 보고 놀라지도 않아요. '아까운 생명 하나 또 죽었네' 하는 거죠."

"언젠가 저도, 새벽에 물을 길러 갔을 때였어요. 그런데 어디서 아이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다리 밑에 갓난아기가 그대로 버려져 있던 거죠. 너무 놀라서 그대로 아기를 안고 집으로 데려갔어요."

앞서 탈북한 어머니의 계속된 설득과 입에 풀칠하기조차 힘든 북한의 현실에 좌절한 한 씨는 결국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했습니다.

■ "영어로 전 세계에 북한 현실 알리고 싶어요."

하지만 막상 한국에 와서도 적응하기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대학에 갈 나이가 된 한 씨지만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교육을 받아 대학에 진학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외래어가 많은 남쪽 말이 장벽으로 느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벽처럼 느껴졌던 영어는 결국 한 씨에게 돌파구가 됐습니다. 탈북민에게 무료로 영어 교육을 해주는 '북한이탈주민 글로벌교육센터(Freedom Speakers International·FSI)'가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이곳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알게 됐거든요. 여기서 조금 일을 하다가 제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그 이야기를 책으로 내자고 제안해주셔서 책을 출판하게 됐어요."

이제 한 씨는 유창한 영어로 북한의 인권 실태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워싱턴과 뉴욕의 여러 회의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14일, 미국 워싱턴 하원 의회 건물에서 NGO 디펜스포럼이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한송미 씨.

"이왕 북한에 대해서 알리는 김에 전세계적으로 알려야지 뭐든 바뀌더라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영어로 강연을 하면서 얻게 되는 희망 메시지라고 해야 할까요? '북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걸 알게 되면 너무너무 감동이에요."

■ "북한 어린이들이 희망 잃지 않았으면…."

한 씨를 ‘가난과 억압, 버림받은 환경에서 살아남은 탈북민’으로 소개하고 있다. / 출처 : 제네바 정상회의 홈페이지

만 서른 살, 우여곡절이 많은 삶을 살아온 한 씨는 그럼에도 희망을 강조합니다. 특히 지금도 북한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는 어린이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북한에 남겨져 있는 그 어린 아이들이 희망의 씨앗을 갖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세상을 미워하지 말고, 너무 자신의 부모들을 미워하지 말고... '언젠가는 세상이 변할 거다'라는 것을, 그들의 고통을 알아줄 거라는 그런 희망을 갖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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