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연만리' 경기도 '붕정만리' 기대감…10개월만에 10조 육박 투자유치

진현권 기자 2023. 4.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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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조5000억, 올해 미국·일본 4조3000억…임기중 100조 '청신호'
무역적자·고물가 속 경기도 투자유치 지역경제 회생 돌파구 주목
김동연 지사는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미국·일본 방문에서 반도체·수소산업 등 기업으로부터 4조3000억원의 외자를 유치했다.(경기도 제공)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 임기 중 100조원 투자유치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10개월간 투자유치한 금액이 10조원에 육박하는데다 최근 삼성전자가 용인에 300조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를 발표하면서 국내외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역임하면서 구축한 폭넓은 경제 인맥이 투자유치에 큰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연만리' 경기도, '붕정만리(鵬程萬里)'로 이어지나

김동연 지사는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미국·일본 방문에서 반도체·수소산업 등 기업으로부터 4조3000억원의 외자를 유치했다.

9박11일간 미국 미시간, 뉴욕,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일본 도쿄, 가나가와현 등 2개국 7개 지역의 '동연만리'(총 2만5000km-6만3000리)' 출장을 통해 거둔 성과다.

김 지사는 13일 오후(현지 시각) 뉴욕 렉싱턴애비뉴에 위치한 ESR그룹 주주사이며 글로벌 사모주식펀드 회사인 W본사에서 ESR켄달스퀘어㈜와 투자유치 행사를 진행했다. 물류 부동산 개발 및 운영회사인 ESR켄달스퀘는 협약에 따라 7년간 약 23억 달러(한화 약 3조원)를 투자해 경기도 내 최대인 100만㎡ 규모의 친환경 복합물류센터를 개발할 예정이다.

ESR은 글로벌 기준 1495억 달러 규모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물류 투자기업으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거점으로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이날 김 지사는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 생산 전문 기업인 에어프로덕츠사와 5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용 가스 생산시설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1940년 설립된 에어프로덕츠는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업체로 반도체, 석유화학, 식음료, 첨단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 산업용 가스와 관련 설비를 공급함으로써 연간 127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해 7월 7일 부천시 평천로에 위치한 온세미코리아 본사에서 왕 웨이 청(Wei-Chung Wang) 온세미 최고운영책임자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제조시설 착공식을 진행했다. 온세미는 2025년까지 부천에 1조4000억원 상당을 투자해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를 연구개발하고 바로 생산이 가능한 제조시설을 설립해 500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본사를 둔 온세미는 2021년 매출 70억 달러로 전력반도체 분야 세계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김 지사가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중심인 경기도의 미래를 위해 이동한 육만리의 해외출장 결과물과 그 확장성을 두고 동포단체 관계자는 "동연만리(東兗萬里)가 붕정만리(鵬程萬里)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전했다고 한다. 여기서 '붕정만리'의 사전적 의미는 '붕새를 타고 만 리를 나아가다'이며 '계획하는 일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이 원대하게 번성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최근 우리나라 무역적자와 고물가 지속으로 서민들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김 지사의 투자유치가 지역경제 회생의 돌파구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지사가 현지 시각 13일 오후 뉴욕 렉싱턴애비뉴에 위치한 ESR그룹 주주사이며 글로벌 사모주식펀드 회사인 W본사에서 ESR켄달스퀘어㈜와 투자유치 행사를 하고 있다.(경기도 제공)

◇김동연 임기 내 100조원 투자유치 '청신호'

실제로 김 지사가 임기 10개월 동안 투자유치한 금액은 역대 도지사 중 최대 규모다.

이재명 지사의 민선 7기(2018년 7월~2022년 6월) 중 투자유치금액은 31억달러(국내 투자 유치액 제외)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계속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사실상 외자유치가 어려웠던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정상적으로 투자유치가 이뤄진 남경필 지사의 민선 6기(2014년 7월~2018년 6월)와 비교해서도 민선 8기 투자유치 실적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민선 6기 중 경기도는 미국, 일본·독일·중국·러시아 등 64개사로부터 82억5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2015년 10월 미국 EMP 벨스타(Belstar)에서 5억달러의 LNG 초저온 물류단지를 유치했는데, 민선 6기 단일 회사 기준 최다 외자유치금액이다.

이를 비교하면 민선 8기 10개월동안 투자유치한 금액(9조8000억원)은 민선 6기 4년 동안 투자유치한 금액(9조9000억원-환율 평균 1200원 기준 추산)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는 이런 성과의 원동력으로 도의 잠재력과 글로벌 기업대표, 정치인들과의 깊이 있는 대화에다 김 지사의 개인역량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 지사가 투자유치 비즈니스에 들어가기 전 사전에 상대방 관심사에 대해 미리 파악하고 가벼운 대화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등 김 지사만의 대화법이 주효했다고 평한다.

이에 따라 김 지사가 지난 2월 도정연설에서 천명한 임기 중 100조원 투자유치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평가다.

김 지사는 2월 7일 경기도의회 임시회 도정연설을 통해 "임기 내 100조원의 국내외 투자를 유치해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겠다"며 "반도체, 바이오, 첨단모빌리티, AI·빅데이터 등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권역별로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제2, 제3의 판교테크노밸리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실제로 반도체 핵심 소재 및 연구소, 친환경 물류센터 등을 중심으로 한 외자유치에 속도가 붙는데다 지난 3월 삼성그룹이 시스템 반도체에 300조원을 투자(2042년까지 용인시 남사읍 710만㎡ 부지에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트 건설)하겠다고 발표해 김 지사의 100조원 투자유치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4조5000억원에 이어 올해 미국·일본 방문을 통해 추가로 4조3000억원을 투자유치해 민선 8기 10개월간 총 10조원 가까이 유치했다"며 "이는 민선6기 남경필 지사 때(82억달러 유치)와 비교해 봤을 때 크게 업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사께서 지난 2월 도정연설에서 임기 중 100조원을 투자유치하겠다고 밝혔는데, 최근 삼성의 300조원 규모 시스템 반도체 투자와 SK의 대장동 클러스트 투자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가 진행중이어서 충분히 달성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hk1020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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