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림의 월가프리뷰]대형 기술주 모멘텀 회복 기로, 실적 주목

신기림 기자 2023. 4.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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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인근 도로에 위치한 '겁없는 소녀상'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뉴욕 증시가 대형 기술주의 실적을 앞두고 올해 랠리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기술주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붐비는 거래"다.

올 들어 투자자들은 다시 대형 기술주로 몰려 들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조만간 긴축적 통화정책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고 성장이 둔화하더라도 대형 기술주는 탄력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으로 은행 위기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애플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까지 대형 기술주는 랠리를 펼쳤고 증시를 광범위하게 지지해줬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다우존스 인덱스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애플과 MS는 각각 27%, 19%씩 올랐는데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상승분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S&P500은 연초 대비 7.5% 상승했다.

이러한 증시 랠리의 지속가능성은 기업 실적이 이미 하향된 예상치를 얼마나 상회할지에 달렸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기술 기업들은 1분기 순이익이 14.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메타플랫폼과 알파벳이 포함된 통신서비스주의 어닝은 12% 줄어들 전망이다.

UBS의 제이슨 드라호 자산 배분 미주 책임자는 로이터에 지난해 가파르게 하락세를 보였던 기술주의 비중이 낮았지만 "이제 모멘텀(동력)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대형 기술주가 진짜 안전 피난처가 될지는 이번 실적이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파벳과 MS는 이달 25일, 애플은 다음달 4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재량소비재주에 속하는 아마존은 이달 27일 실적이 나온다. 지난주 실망스러운 실적을 공개한 테슬라는 19일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했다.

오크 어소시에이츠 펀드의 로버트 스팀슨 공동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업들이 향후 몇 주 동안 실적 보고서를 통해 추가 감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는 경기 침체를 앞두고 이익을 늘려 주가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알파벳은 지난 1월 1만2000명 감원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3월 9000명의 일자리 감축계획을 공개하는 등 최근 몇 달 동안 2만7000명을 해고했다.

스팀슨은 "기술 업계는 작년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고 감원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만큼 경기 침체에 대해 이미 디스카운트됐다"며 "약(medicine)을 받아 들이고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스팀슨은 경기침체를 예상하며 에너지 투자비중을 줄이고 반대로 기술 비중은 늘렸다.

수익성 개선은 기술주를 더욱 끌어 올리는 지지대가 될 수 있다고 플럼펀드의 톰 플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 애플 비중이 높은데 엔비디아는 올들어 주가가 90% 이상 상승했다.

그는 "지난해 기술주 보유에 대한 벌금을 지불했다"며 "오늘날 시장의 성장에 대해 사람들은 도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성장이 확인된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기술주의 상승세는 꺾일 수 있다고 로이터는 경고했다. 연준은 연말까지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여름 이후 금리인하에 베팅한다.

마리마 캐피털의 맥스 바서만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높은 금리는 연초부터 급등한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주는 높은 금리에 취약한데 고금리로 기술주의 장기적 현금흐름 가치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애플과 MS의 주가수익비율은 26.5배, 27.4배인데 이는 S&P500의 18배에 비해 훨씬 높다. 바서만 매니저는 "금리 상승 환경에서 극도로 높은 배수가 나타나는 것은 시장이 연준이 정책을 뒤집을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잘못된 가정이며 위험보상이 투자자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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