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일 에스바이오메딕스 대표 "세포치료제 기술수출 원년 자신"
이익기업과의 비교에 고평가 논란도 "국내 유사기업 無, 시스템상 비교 불가피"
올해 첫 해외 기술수출 목표…파킨슨·중증하지허혈藥 유력 후보
"기술수출만 의존하지 않을 것…국내 허가·판매 등 투트랙 전략"
줄기세포치료제 개발기업 에스바이오메딕스가 24일 일반청약 일정에 돌입한다. 앞선 수요예측(17~18일)에서 희망밴드 최상단(1만8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하며 흥행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기업가치 고평가 우려 역시 뒤따른다. 이 회사는 차별화 된 세포치료제 원천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성과로 가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강세일 에스바이오메딕스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의 큰 테마는 재생의료고 이를 받치는 것이 배아줄기세포치료제와 3차원 세포 스페로이드 구현 기술"이라며 "이 두가지 모두를 가져가는 회사는 국내에 없다.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이 본궤도에 진입한 만큼, 올해부터 성과가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신약 개발사로는 지아이이노베이션에 이어 올해 두번째 바이오 상장 주자다. 수요예측서 854대 1이라는 고무적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청약을 거쳐 내달 4일 코스닥 상장 예정이다. 총 공모액은 135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979억원이다.
수요예측 흥행에도 일반청약 흥행에 대한 의구심도 뒤따른다. 고평가 우려 탓이다. 실적 추이와 상반된 피어그룹(기업가치 책정 시 비교대상이 되는 유사기업 그룹) 설정이 배경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피어그룹으로 유한양행, 녹십자, 종근당 등 흑자기업을 포함했다. 수요예측 흥행 속 40% 이상의 기관투자가가 희망밴드 하단 또는 그 미만을 적어낸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강 대표는 "일단 배아줄기세포치료제와 3차원 세포 스페로이드 구현 기술 모두를 영위하는 비교 대상군이 국내에 없다. 미래가치산정 평가 방식상 이익이 나는 회사와의 비교 필요로 인한 선택"이었다며 "이를 감안해 공모가 할인율을 50% 이상으로 제시했고, 보조가치 평가에서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을 포함해 최대한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적 한계에 따른 선택이었지만 회사 역시 시장 우려를 잘 알고있다. 이에 성과 기반 가치입증으로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목표다. 이 회사가 투자설명서를 통해 제시한 올해 매출 추정치(별도기준)는 47억원으로 지난해 3억6000만원 대비 10배가 넘는다. 높은 성장 자신감의 배경은 차별화 된 세포치료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수출 성과다.
현재 세포치료제의 기술 한계는 단순 배양에 따른 낮은 치료 효능과 동일세포를 여러 질병에 적용하는데 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질환 특이적' 세포치료제로 차별화를 꾀했다. 약의 원료가 되는 세포를 타깃 질환별 다르게 적용해 맞춤형으로 효과를 극대화 시킨 것이 특징이다. 국제표준화 배아줄기세포 분화 기술 'TED'와 3차원 기능성 스페로이드 구현 기술 'FECS' 등 2종의 원천플랫폼 기술이 핵심이다. FECS는 기존 2D 단일 세포군을 3D로 구현해 세포기능을 활성화 및 강화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총 8개 파이프라인 중 5개가 임상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현재 파이프라인의 양대 축은 파킨슨병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TED-A9'과 중증하지허혈 동종지방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집합체) 치료제 'FECS-Ad'다. 향후 3년간 약 126억원이 투입되는 연구개발 비용 중 50억원 가량이 집중되는 기둥이다. TED-A9는 배아줄기세포 유래 파킨슨병 치료제로는 아시아 최초로 임상을 승인 받아 환자 투약을 앞두고 있고, FECS-Ad는 회사 파이프라인 중 가장 앞선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강 대표는 "파킨슨병 치료제는 내달 첫 환자 투여를 앞두고 있고, 중증하지허혈 치료제 역시 연내 1b/2a상 완료가 예상 된다"며 "올해 유력한 기술수출 후보 역시 두 품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기술수출 원칙은 '2상 초기 단계 약효 확인'이 전제다. 다만 그동안의 세포치료제는 약효가 좋아도 약물기전인 '왜'의 부분을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초기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기초연구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온 만큼 자신감이 있다. 또 전체 파이프라인 중 5개가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질환으로 국내 수요만으로도 시장성은 충분하다. 기술수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국내 허가 및 판매까지 투트랙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아줄기세포 척수손상 치료제 'TED-N' 역시 또 다른 주요 파이프라인이다. 현재 국내 임상 1/2a상을 진행 중으로 TED-A9과 함께 국내 최초 순수 독자기술을 활용한 배아줄기세포치료제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회사가 다음 임상 주자로 주목하고 있는 품목은 비임상을 진행 중인 주름 및 창상 치료제 'CF-FECS-DF'다. 섬유아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치료제로 대량 양산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세포치료제와는 또 다른 경쟁력을 더해 줄 전망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배양액(배아줄기세포)을 활용한 또 다른 치료제 'CF-TED-N'(뇌졸중, 비임상 진행 중) 역시 보유하고 있다.
강 대표는 "그동안 국산 줄기세포치료제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줄기세포는 이미 의약품 산업에서 큰 획을 긋고 있는 분야다"며 "아직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가치가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내 기술력 역시 성과를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회사도 해당 과정에 일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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