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잊지 못할 거예요" 송승민, 동료 대신 '유스 선수들'과 득점 기쁨 나눈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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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의 공격수 송승민이 경남 FC전에서 골을 터뜨린 직후 유스 선수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송승민은 "감독님께서 후반전에 투입할 것이니 준비하라 하셔서 몸을 풀고 있었는데, 들것 담당을 하던 유스 아이들이 옆에서 '형, 들어가면 골을 꼭 넣으시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너희가 응원해주면 골을 넣겠다. 어떻게 해줄까?'하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골 넣고 저희한테 꼭 와주세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알겠어. 너희한테 갈게. 그럼 어떻게 해 줄 거야?'라고 물었더니 '안아줄게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약속을 한 상태였죠"라고 특별한 골 세리머니를 펼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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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아산)
충남 아산의 공격수 송승민이 경남 FC전에서 골을 터뜨린 직후 유스 선수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팀 동료가 아닌 유스 선수들과 골 세리머니를 함께한 데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송승민은 23일 오후 1시 30분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9라운드 경남전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13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송승민의 추가골이 승리로 이어지진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 경남 박민서에게 통한의 실점을 내줘 2-2로 경기를 마쳤기 때문이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송승민은 "너무 아쉬워요. 다 잡은 경기였는데 비기고 말았네요. 마치 패배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라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자신의 득점이 빛을 바래긴 했어도, 송승민은 "잊지 못할 하루"라고 흐뭇해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송승민은 이날 박민서가 문전에서 악착같이 버텨낸 뒤 넘겨준 공을 깔끔한 슛으로 마무리해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벤치 쪽을 바라보던 송승민은 이내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지목하며 달려갔다.
송승민이 향한 최종 목적지는 들것 담당을 맡고 있던 충남 아산 U-18 선수들이 자리한 벤치 옆이었다. 송승민은 유스 선수들과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동료 선수들이 아닌 들것 담당 유스 선수들과 함께하는 골 세리머니라니. 궁금증을 유발하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송승민은 "감독님께서 후반전에 투입할 것이니 준비하라 하셔서 몸을 풀고 있었는데, 들것 담당을 하던 유스 아이들이 옆에서 '형, 들어가면 골을 꼭 넣으시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너희가 응원해주면 골을 넣겠다. 어떻게 해줄까?'하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골 넣고 저희한테 꼭 와주세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알겠어. 너희한테 갈게. 그럼 어떻게 해 줄 거야?'라고 물었더니 '안아줄게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약속을 한 상태였죠"라고 특별한 골 세리머니를 펼친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 당일, 즉흥적으로 한 골 세리머니 약속이 거짓말처럼 실현된 셈이다. "그런데 정말 골이 들어가더라고요. 10분 남짓한 시간에 현실이 된 거죠"라고 놀라워하던 송승민은 "골을 넣고 나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달려갔는데, 유스 아이들도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나네'라며 신기해하는 것 같았어요. 저 친구들에겐 큰 경험이고, 평생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저에게도 평생 기억에 남을 특별한 골이 됐어요"라며 덕분에 의미 있는 날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송승민은 "경기가 아쉽게도 무승부로 마무리돼서 따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었는데, 그 친구들에게는 나중에 따로 연락을 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요"라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유스 선수들에게 오히려 고마워했다.
평소 독서를 즐긴다던 송승민은 이날도 경기장에 어김없이 책을 챙겨왔다. 책의 제목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유스 선수들과 한 약속을 기어코 지켜낸 송승민에게 딱 어울리는 문구이지 싶다.
글=유지선 기자(jisun22811@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일레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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