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보궐선거, 자민당 5곳 중 4곳 승리...아베의 조카와 ‘후계자’ 당선
23일 치러진 일본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이 기시 노부치요(岸信千世·이하 노부치요) 후보를 포함해 4명을 당선시켰다. 5곳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중의원 4곳, 참의원 1곳)에서 1곳만 일본유신회에게 내주고 나머지는 석권한 것이다.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한 곳에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기시다 후미오 정권의 중간 평가 성격이 짙었던 만큼, 보다 탄탄한 국정 운영의 기반을 갖출 전망이다. 당장 자신감이 붙은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 해산’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4일 NHK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중의원 지바 5구, 와카야마 1구, 야마구치 2구와 4구, 참의원 오이타 선거구 등 총 5곳 가운데 자민당은 와카야마 1구를 제외하고 4곳에서 의석을 확보했다. 주목을 받았던 야마구치 2구와 4구에서는 아베신조 전 총리의 조카와 ‘후계자’가 동반 당선했다.
야마구치 2구의 당선자인 노부치요 당선자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증손자이자, 전 방위상인 기시 노부오의 아들이다. 아베 전 총리의 조카이기도 하다. 일본의 최고 정치 명문인 아베가(家)와 기시가의 명맥을 잇는 유일한 후계자인 31살의 정치 신인이 보궐선거에서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하는 것이다. 노부치요 후보는 전날 저녁 개표 중간에 당선이 확실시 되자, “선거 과정에서 국가와 야마구치현이 떠안은 과제를 다시 한번 깊이 재확인했다”며 “앞으로 전력으로 국가와 현의 과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 4구 보궐선거에선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추천한 요시다 신지 후보가 당선됐다. 당초 지역구에서는 아키에 여사에게 출마를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했다. 당선 확정 소식이 전해진 전달 저녁 9시쯤 아키에 여사는 “남편의 뜻을 잘 이어받아, 국정을 맡아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자민당 의원이 정치자금 문제로 불명예 퇴진한 중의원 지바 5구에서도 정치 신인인 자민당 에리 알피야 후보가, 참의원 오이타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시라사카 아키 후보가 각각 입헌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후보 지원 연설 직전에 폭발물 투척 사건이 터진 와카야마 선거구에서는 일본 유신회의 하야시 유미 후보가 당선했다. 일본유신회는 최근 2~3년간 간사이 지역에서 자민당보다 강한 보수 이미지를 구축해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야시 후보는 ‘몸을 아끼지 않는 행정 개혁’을 내걸었고 일본 유신회의 주요 간부들이 지원 유세에 나서는 총력전을 폈다. 폭발물 테러로 지지표가 늘었지만 자민당의 가토 히로후미 후보는 유신회 바람을 막지 못했다. 일본유신회는 지난 9일 치러진 통일지방선거에서 오사카 지사·시장, 나라현 지사를 배출한 데 이어 와카야마 보궐선거에서도 당선자를 내면서 간사이 지역에서 세력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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