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돈 봉투 의혹,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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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보좌진들을 만나 최근 불거진 돈 봉투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의혹이 불거진 직후 당 지도부는 정치탄압이라며 검찰에 화살을 돌렸다.
이재명 대표의 공식 사과 역시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 닷새 뒤에나 나왔다.
온라인에 떠도는 돈 봉투 의혹 관련 명단에 포함된 한 의원은 "총선용 기획으로 시작된 것이고, 명단 역시 당 내 누군가 꾸며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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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 당은 좀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젠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네요."
더불어민주당 보좌진들을 만나 최근 불거진 돈 봉투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누군가의 얼굴엔 안타까움이, 또 다른 이의 눈빛에는 분노의 감정이 흘렀다. 각자 생각하는 민주당의 가치와 정치 철학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한 가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어떤 이유에서건 민주당을 아끼고, 당과 뜻을 함께 하겠다고 마음 먹은 많은 이들의 자부심에 이번 사건이 커다란 상처를 안겼다는 사실이다.
당내 많은 이들은 지도부가 사태를 빠르게 수습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의혹이 불거진 직후 당 지도부는 정치탄압이라며 검찰에 화살을 돌렸다. 이재명 대표의 공식 사과 역시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 닷새 뒤에나 나왔다.
온라인에 떠도는 돈 봉투 의혹 관련 명단에 포함된 한 의원은 "총선용 기획으로 시작된 것이고, 명단 역시 당 내 누군가 꾸며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주고 받은 금액이 "실무자들의 차비와 기름값 정도"라며 사안을 축소하려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 시각으로 지난 22일 밤 11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사태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사태에 책임을 지고 탈당하겠다는 그의 기자회견문에는 역설적으로 정치인으로서의 의욕이 한껏 묻어났다.
그는 올해 1월부터 파리 그랑제콜 ESCP(파리 경영대학원) 방문교수로서 저출산 등 한국의 당면과제 해법을 찾기 위한 연구에 매진해왔다고 강조했다. 활동 일환으로 만난 마크롱 대통령 등과의 '인연'은 물론 최근 중국 상해교통대학이 공동 투자해서 설립한 CEIBS(중국유럽국제 공상학원)에 유럽 측 이사로 선임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 모든 활동을 접고 귀국하는 일이 그만큼 자신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큰 정치적 기회를 버리는 큰 결단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송 전 대표는 24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다. 의혹이 불거진 지 13일이 지난 시점이다. 정치인으로서 큰 결심을 한 그가 한국에서 보일 행보가 궁금하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게 누구든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다. 그가 들어온 이후 부끄러움은 의혹과는 무관한, 당을 위해 묵묵히 일해온 이들의 몫은 아니길 바란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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