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강 외교부장 부임 후 막말 쏟아내는 中외교관들

이귀전 2023. 4.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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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상징 친강(秦剛) 외교부장이 취임한 뒤 중국 외교관의 막말 수준 언사가 쏟아지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루사예(盧沙野) 주프랑스 중국대사는 21일(현지시간) 방송된 프랑스 TF1 방송 인터뷰에서 "구소련 국가들조차 국제법상 유효한 지위가 없다"며 "그들의 주권 국가지위를 구체화한 국제적 합의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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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프랑스 중국대사 “구소련 국가 주권 의문”
발트 3국 반발, 中대사 초치 예정
주필리핀 중국대사 “比, 대만독립 반대해야”
比국민 인질 묘사, 협박 수준 발언
친강 比방문 “양국 협력 확대 필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상징 친강(秦剛) 외교부장이 취임한 뒤 중국 외교관의 막말 수준 언사가 쏟아지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루사예(盧沙野) 주프랑스 중국대사는 21일(현지시간) 방송된 프랑스 TF1 방송 인터뷰에서 “구소련 국가들조차 국제법상 유효한 지위가 없다”며 “그들의 주권 국가지위를 구체화한 국제적 합의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루 대사 발언은 과거 소련에 속했고 현재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의 주권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격분한 발트 3국은 24일 자국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할 예정이다.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로이터연합뉴스
루 대사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냐는 질의에 “크름반도는 애초 러시아 영토였다”고 답하기도 했다. 가브리엘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발트 3국이 왜 중국의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를 신뢰하지 않는지 아직도 궁금한 이가 있다면 여기, 크름반도가 러시아의 것이고 우리 나라들의 국경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중국 대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황시롄(黃溪連) 주필리핀 중국대사는 지난 14일 한 포럼에서 “필리핀이 대만에서 일하는 15만명의 노동자를 생각하면 대만 독립을 명백히 반대하는 게 좋다”고 말해 눈총을 받았다. 필리핀 국민을 대치 중인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에 붙들린 인질처럼 묘사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지지하지 않으면 필리핀 국민이 해를 입을 수 있다’는 협박으로도 들렸다. 이 밖에 황 대사는 필리핀이 미국에 지난 2월 추가 4곳의 군 기지 사용권을 부여한 사실도 거론하며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22일 수도 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21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필리핀을 찾은 친 부장은 다른 톤의 말을 했다.

친 부장과 만난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이 “필리핀 국민, 특히 어부들이 최근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남중국해에서 무력시위를 벌이며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 행태를 겨냥했다.

친 부장은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고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공조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필리핀과의 직접적인 대결을 피하면서 미군에게 추가 군 기지 사용권을 내준 것을 경계한 말이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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