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우승영상 보고 소름" SSG에 반한 외인, 한국에도 푹 빠졌다

인천=김동윤 기자 2023. 4.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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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커크 맥카티./사진=김동윤 기자
SSG 랜더스가 시즌 에니 로메로(32) 교체를 생각하면서도 신중한 행보를 보인 데에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28)의 존재가 컸다.

지난해 12월 총액 77만 5000달러에 영입된 맥카티는 당초 외부에서 기대가 높지 않았다. 빠른 공이나 특급 변화구보단 제구와 안정감이 강점이 있다고 소개됐고, 그 탓에 리그 정상급 1선발보단 안정적인 2선발로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개막 후 약 3주가 흐른 시점에서 맥카티는 어느 팀 1선발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 3⅓이닝 8실점 이후 3경기에서 20이닝 비자책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맥카티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주면서 SSG는 다른 선발 투수들의 부상과 기복에도 23일 키움 히어로즈전 승리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빠른 적응의 비결에는 준비성과 열린 마음이 첫 선에 꼽힌다. 맥카티는 2017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입단했다. 지난해 잠시 볼티모어에 뛰던 것을 제외하고는 로우싱글A부터 메이저리그 데뷔까지 모두 클리블랜드에서 이뤄낸 맥카티는 차츰 해외 리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3일 인천 키움전에 앞서 만난 맥카티는 "마이너리그에서 단계별로 올라오면서 메이저리그 기회가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을 느꼈다. (자연스레) 여러 기회를 찾았고 해외 리그에 대해서도 더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됐다"면서 "2021년도부터 아내와 함께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계속 한국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겐 (한국행이) 정말 완벽하고 꿈같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한국 KBO리그가 특별해보인 이유는 당시 클리블랜드 팀 내 상황과 자신의 성격이 맞지 않는 점도 있었다. 그 승부욕과 책임감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는 '디펜딩 챔피언' SSG에는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맥카티는 "나는 야구선수로서 승부욕도 굉장히 많고 승리를 갈망하는 타입이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나쁜 팀이라서가 아니라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내게 이겨주길 바라는 시스템이 아니었다"면서 "반면 한국에서는 내가 던질 때마다 이겨야 하고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커크 맥카티(오른쪽)이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추신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과정은 그가 SSG에 반한 계기가 됐다. 맥카티는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서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에 지난해 SSG의 우승 하이라이트를 봤다. 새벽까지 보게 됐는데 너무 소름 돋아서 나도 꼭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SSG에는 메릴 켈리, 제이미 로맥 등 한 번 적응한 외국인 선수는 오랜 기간 함께했다. 당연하게도 이들의 친화력과 한국 문화에 대한 적응은 남달랐다. 맥카티도 이 부분에서는 현재로서 만점에 가깝다. 김주환 통역에 따르면 맥카티는 더그아웃에서 애정 표현을 많이 하는 선수 중 하나다. 야수들이 호수비를 할 때면 눈을 마주칠 때까지 기다린다. 실패하더라도 더그아웃에 들어오면 한국말로 사랑한다고 고마움을 표현한다.

한국 음식 등 여러 환경에도 푹 빠진 모습이다. 맥카티가 한국에 와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은 수원 원정 때 먹은 삼겹살이었다. 이밖에 대구 원정에서 먹은 부대찌개를 인상 깊던 메뉴로 언급하면서 밖에서 사 먹는 음식 중에서는 샐러드를 스테디셀러로 꼽았다. 미국서 함께 온 아내와 이제 11개월 된 딸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함께한 아내가 만족해서 더 좋다는 사랑꾼의 면모도 보였다.

맥카티는 "지금 살고 있는 동네가 가장 마음에 든다. 커피와 산책을 좋아하는데 그 두 부분에서 완벽하다. 내 아내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한데 아내가 정말 좋아한다"고 활짝 웃으면서 "야구장에 오면 선수들도 좋고 데이터 파트, 구단 관계자들 모두 마음에 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커크 맥카티./사진=SSG 랜더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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