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 ‘K-개미’… 美 채권 3곱 ETF·파산위험주 투자, 국장선 ‘빚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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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나 해외에서나 고위험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부실과 불안한 미국 금융 상황을 고려하면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종목이지만 서학개미들은 상황이 반전될 경우 단기간 폭락한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상당한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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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나 해외에서나 고위험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본연의 가치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기보다 변동성이 큰 종목에 베팅해서 한몫 챙기려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인데, 건전한 투자라기보다 일정의 도박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1월 2일~4월 20일) 들어 서학개미 순매수 1위 종목은 테슬라가 아닌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불 3배 SHS(TMF)’ ETF로, 3억1244만달러(약 4155억원) 순매수했다. 이 종목은 미 재무부가 발행한 잔존 만기 20년 이상 채권의 하루 변동 가격의 3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채권 가격이 오르면 이 ETF 가격은 3배 오르는데, 반대로 채권 가격이 내리면 손실이 3배로 커진다.
시중 은행 예금 금리 연 3~4%가 성에 차지 않아 주식 투자에 나선 개미들이 이왕 베팅하는 것, 더 크게 수익을 내보자며 주목한 것이 바로 이 TMF ETF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이 마무리되면 채권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학개미의 ‘불나방 근성’이 또다시 목격된 것은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직후다. 최근 한 달(3월 21~4월 20일) 서학개미가 TMF 다음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으로 파산 위기설이 돈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올라온 것이다. 이 기간 서학개미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식을 7407만달러 순매수했다.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세 번째 부실 후보로 꼽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SVB 파산사태 직전 115달러(3월 8일)에서 12달러(3월 20일)로 폭락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부실과 불안한 미국 금융 상황을 고려하면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종목이지만 서학개미들은 상황이 반전될 경우 단기간 폭락한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상당한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서학개미는 SVB 파산 직전에도 SVB 주식을 대거 매수했는데, 회사가 결국 파산, 상장폐지 되면서 투자금을 모두 날렸다.
동학개미의 투자 행태도 고위험을 추구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대폭 늘어난 신용거래융자 잔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원에 이른다. 코스피시장에서 9조5000억원, 코스닥에서 1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도 빚을 낸 주식을 사는 투자자가 늘어났다는 의미인데, ‘빚투’가 너무 늘어나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되기도 했다.
최근 일부 종목 주가가 개인 투자 자금 집중에 힘입어 단기간 폭등하면서 곳곳에서 과열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이 크다. 최근 증권사들이 신용 융자 금리를 내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반 대출보다 높은 수준이고, 주가가 급락해 담보(주식) 가치가 일정 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반대매매가 이뤄진 뒤 대출금을 다 갚지 못하면 추가로 돈을 더 내야 한다.
특히 개인의 투자 자금은 2차전지 등 일부 업종에 쏠린 상황이다. 해당 종목이 조정을 받을 때 개인 투자자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단기간 급등한 주식의 경우 미리 투자한 이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돈을 버는 사람이 있으면 잃는 사람이 있는 ‘제로썸 게임’에 가깝다”며 “지금 투자를 계획하는 투자자라면 남이 큰돈을 벌었다고 하는 종목은 오히려 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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