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아찔했다… 모리만도 재계약했으면 용병 둘 아웃, 맥카티가 전화위복될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는 소속 외국인 좌완 투수 숀 모리만도(31)가 팔꿈치 수술을 받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 시즌은 더 뛸 수 없다. 중신은 새 외국인 선수를 물색함과 동시에 모리만도와 계약을 내년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비록 올 시즌은 뛸 수 없지만 올해 계약을 내년으로 이관한다는 의미다. 모리만도만한 선수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아는 중신, 그리고 팔꿈치 수술 이후 불확실한 미래에 빠질 수 있었던 모리만도가 나름의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모리만도는 일반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인대가 아닌, 힘줄 쪽에 문제가 있어 이 부위에 칼을 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올 시즌은 아웃이다.
모리만도는 지난해 대만에서 뛰다 시즌 중 KBO리그 SSG의 러브콜을 받고 팀을 옮겼다. 활약은 뛰어났다. 시즌 12경기에서 75⅓이닝을 던지며 7승1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했다. 이닝도 잘 소화했고, 피칭 퀄리티도 좋았다. 전임자 이반 노바의 답답한 투구에 질렸던 팬들과 코칭스태프는 환호했다. 그러나 재계약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SSG는 한국시리즈 이전까지만 해도 모리만도와 재계약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 부진했고, SSG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가 모리만도보다 장기적으로 더 나은 투수라고 생각했다. 좌완 커크 맥카티(28)가 그 주인공이었다. 프런트는 물론, 영상을 본 김원형 SSG 감독도 OK 사인을 내렸다. 모리만도가 더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많았지만, 팔꿈치 수술을 받는다는 점에서 아찔한 상황을 넘긴 셈이 됐다. 한국에 있었어도 탈이 났을 가능성이 컸다.
만약 모리만도와 재계약하고 팔꿈치에 문제가 발견됐다면, SSG는 어깨 부상으로 교체를 대기하고 있는 에니 로메로까지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모두 빠지는 위기에 처할 뻔했다. 그리고 맥카티가 점차 KBO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시즌 첫 경기였던 2일 인천 KIA전에서 3⅓이닝 10피안타 8실점 최악투로 고개를 숙였던 맥카티는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2일 경기에서는 운도 따르지 않았지만, 이른바 ‘들어가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구분을 못해 난타를 당했다. 그러나 이후 패턴을 조금 수정했고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21.60으로 시작했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3.09까지 내려왔다.
맥카티는 투구 템포가 빠르고 공격적인 유형의 선수다. 시속 140㎞대 중‧후반의 포심패스트볼은 물론 커터와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도 던진다. 가진 게 많은 투수인 만큼 이를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문제였는데 SSG 코칭스태프와 배터리, 그리고 맥카티가 조금씩 숙제를 풀어가는 양상이다. 최근 20이닝 동안 자책점이 단 하나도 없다. 맞을 때 맞더라도 시원시원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며 이닝이터 몫도 소화하고 있다.
워낙 진중한 성격에 배우고자 하는 열망도 크다. SSG 관계자들이 “학생 같은 선수”라고 말할 정도다. 플로리다 캠프부터 최고 152㎞의 강속구를 던지기도 했다. 당시 김원형 SSG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자리가 보장이 된 선수가 아니라 살아남으려면 이맘때 자신의 최고 페이스를 내야 했다. 그 습관이 남아있는 듯하다”라고 기특하게 바라본 선수이기도 하다.
당초 맥카티는 에이스였던 윌머 폰트의 대체자가 아닌, 모리만도의 대체자였다. 모리만도만큼만 해주면 성공이고, 나이가 3살 어린 만큼 장래성은 더 좋다는 판단이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급을 기대한 건 아니다. 평균자책점 3.09라는 숫자는 그 기대치에 부응한다. 아직 검증이 끝난 건 아니지만 장점을 보여줬고, 가장 부담스러운 시즌 시작을 무난하게 넘겼다는 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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