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무슨 일이'..유가에 웃던 기름 회사들, 이젠 울상

권준호 2023. 4.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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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급등한 국제유가가 지난해 말부터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정유업계 올해 1·4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정유업계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크게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업계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이유는 직전 분기 대비 올해 1·4분기 국제유가가 전년 동기보다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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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4월8일 미 텍사스주 칸스 시티 인근의 석유 시추 장비 뒤로 해가 지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급등한 국제유가가 지난해 말부터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정유업계 올해 1·4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정유사에 따라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최대 88% 하락 예측되는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정유업계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크게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 4사 가운데 HD현대오일뱅크 예상 하락폭이 88%로 가장 높았고 SK이노베이션(정유부문), GS칼텍스, 에쓰오일이 각각 85%, 64.8%, 56%로 뒤를 이었다.

정유업계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이유는 직전 분기 대비 올해 1·4분기 국제유가가 전년 동기보다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석유 제품 판매 시기에는 당시 국제 유가가 반영되는데, 정유사들은 최소 1~2개월 전 원유를 매입해 해당 제품을 만드는 탓에 매입가-판매가 사이 일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1·4분기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80.3달러로 직전 분기 84.9달러 대비 5.4%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4분기 두바이유(95.6달러)가 직전분기(78.4달러) 대비 21.9%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여기에 올해 1·4분기 국내 정유 4사가 매입한 전체 원유의 70%는 중동산으로 확인됐다. 중동 기준 매입~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은 2개월 전후다. 지난해 11월 비싸게 구매한 원유를 올해 1월 저렴하게 판매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국제유가 하락은 정유사들의 재고 자산 평가 이익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재고 자산이란 통상적인 영업 과정에서 판매를 위해 기업들이 보유·생산 중인 자산을 의미한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생산·판매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석유 제품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재고 자산 평가를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선입선출법’과 ‘총 평균법’이 있다"며 "선입선출법이 유가 상·하락에 더 큰 영향을 받지만, 결국 유가가 떨어지면 재고 자산 평가액이 떨어지는 것은 똑같다"고 했다.

현재 정유 4사 가운데는 에쓰오일은 선입선출법을, 나머지 3사는 총 평균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단기적으로 보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연간으로 길게 보면 비슷한 흐름이다”고 했다.

정유업계는 이 두 가지 요인이 정제마진, 제품 스프레드(제품가-원가)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올해 1·4분기 제품 스프레드는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오른 모습이다. 대한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022년 1·4분기 대비 2023년 1·4분기 일반 휘발유를 제외한 고급 휘발유, 등유, 자동차용 경유, 선박용 경유의 제품 스프레드는 각각 5~60% 전후로 늘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에 정제마진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가등락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직전분기와 현분기 유가 흐름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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