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헝그리 정신 가득했던 그 시절…‘남자’의 사랑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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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개막해 인기를 끈다.
한마디로 '헝그리 정신'이 사라진 것이다.
야구와 관련해 헝그리 정신 하면 종종 언급되는 작품이 있는데 바로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이다. 공포의>
그림 솜씨가 뛰어난 그는 미대 진학을 원했지만 색약으로 대학을 포기하고 당시 흑백으로 발간된 만화로 전향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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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개막해 인기를 끈다. 하지만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에 참패하고 예선 탈락한 여파도 아직 있다. 일본 야구 전문가는 한국이 투수를 키우지 않고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승리와 재미만 추구한 탓에 선수 기반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헝그리 정신’이 사라진 것이다.
야구와 관련해 헝그리 정신 하면 종종 언급되는 작품이 있는데 바로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다. 만화가 이현세가 1982년 발표한 것으로 ‘만화는 아이들이나 본다’는 편견을 깨고 히트했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어린 시절 친구로 지낸 주인공 까치와 엄지가 야구를 매개로 만남과 이별을 하다가, 까치가 패배자들이 모인 외인구단의 야구선수가 돼 엄지와 재회를 노리지만 결국 두 사람은 파국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극 중 까치는 엄지를 위해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며 영원한 사랑을 다짐한다. 까치는 남성에게는 거친 세상에서 생존해나가는 의리남이자, 여성에게는 자신만을 바라보는 연인이라는 환상을 채워주는 1980년대 이상적인 남성상이다.
1986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됐는데 개봉 직전 ‘공포’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문제가 되자 급작스럽게 감독의 이름을 따서 제목을 <이장호의 외인구단>으로 바꿨다. 영화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가수 정수라가 부른 주제가 ‘난 너에게’가 원작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 별보다 예쁘고 꽃보다 더 고운 나의 친구야 / 이 세상 다 주어도 바꿀 수 없는 나의 친구야 / 네 곁에 있으면 사랑은 내 것, 네 곁에 있으면 세상도 내 것
만화가 이현세의 인생도 까치처럼 극적이었다. 그림 솜씨가 뛰어난 그는 미대 진학을 원했지만 색약으로 대학을 포기하고 당시 흑백으로 발간된 만화로 전향한 인물이었다. 그는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스타가 돼 꾸준히 작품을 내놓으며 만화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는 태어나 평생 평탄하게 살기 바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두번 큰 고초를 겪다 다시 살아나곤 하는데 이를 명리학에서는 ‘뭍에서 괴로워하던 용이 물을 만났다’고 해 ‘곤룡득수지상(困龍得水之象)’이라고 한다. 한국 야구도 이번 일을 계기로 빨리 늪에서 헤어나 물을 만나길 바란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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