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쌀 생산 감축만으로는 값 안정에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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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풍년이 농민들에게 기쁨이 돼야 하는데 재앙이 되는 시대가 됐다.
쌀 생산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자 정부는 수급안정을 도모하고자 여러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생산량 감축에만 치우친 것으로 쌀값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쌀 생산 감축과 소비 확대 방안이 효율적으로 추진된다면 수급안정은 물론 쌀농가가 안심하고 농사짓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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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확대 대책 마련 서둘러야
쌀 풍년이 농민들에게 기쁨이 돼야 하는데 재앙이 되는 시대가 됐다. 쌀 생산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자 정부는 수급안정을 도모하고자 여러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략작물직불제 도입과 감축협약 참여, 적정 재배면적 69만㏊ 달성, 표준 파종량 준수, 밀식재배 지양, 질소질 비료 적정 시비량 준수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생산량 감축에만 치우친 것으로 쌀값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설령 쌀 생산량이 줄더라도 소비가 지금처럼 계속 쪼그라든다면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어서다. 실제 우리 국민들의 쌀 소비량 감소 추세는 그야말로 급전직하다. 1인당 쌀 소비량은 2003년 83.2㎏에서 지난해 56.7㎏으로 무려 31.9%나 감소했다. 하루 소비량으로 따지면 155.5g이다. 밥 한공기에 들어가는 쌀을 100g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고작 한공기 반만 먹는 셈이다. 밥심으로 산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됐다. 반면 같은 기간 쌀 생산량은 445만1135t에서 376만3700t으로 15.4% 감소에 그쳤다. 생산량이 줄어든 것에 비해 소비 감소폭이 훨씬 크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생산량 감축 노력과 병행해 소비 활성화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쌀밥을 비만의 주요인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젊은층을 대상으로 쌀의 우수성을 적극 알려야 한다. 쌀밥 위주의 한식이 양식에 비해 체지방 감소와 당 대사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시험 결과도 있다. 대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도 더욱 확대해야 한다. 고품질 쌀 품종 개발과 생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밥이 맛있으면 당연히 소비자가 많이 찾을 것 아닌가. 아울러 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가루쌀(분질미)산업 등 가공산업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아직도 38%가 넘는 우리 농가가 쌀농사를 짓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생산량을 줄여보려고 하지만 새로운 작목을 키우는 게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당장 벼농사를 접을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런 탓에 쌀값이 추락하면 농가소득 감소뿐만 아니라 농촌경제까지 휘청인다.
쌀 생산 감축과 소비 확대 방안이 효율적으로 추진된다면 수급안정은 물론 쌀농가가 안심하고 농사짓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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