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촉각 세운 中… 주중대사 “대만 긴장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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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발언을 두고 한중 외교당국 간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베이징이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의 평화 및 안정 유지 중요성'을 강조했고, 지난 19일 로이터 인터뷰에서도 "대만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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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만해협 현상 변경 절대 반대”
‘중국의 끝없는 평양 감싸기’ 맞불
정재호 대사, 中에 한국 입장 전달
“하나의 中 존중하되 대만에 큰 관심”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발언을 두고 한중 외교당국 간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베이징이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만 문제가 어디까지 다뤄질 것인가에 민감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지난 20일 정재호 주중대사에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쑨 부부장은 윤 대통령의 대만 관련 언급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엄중한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성격이나 경위가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의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중국의)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우리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에서는 ‘한국은 대만 문제에서 미국을 지지한다’는 속내가 담겼다고 해석해 거세게 반발했다.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은 미국 등 서구 세계가 중국의 대만 무력시위를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도 이날 정 대사가 통화에서 “최근 대만해협에서의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는 등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한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재확인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뜻의 ‘불용치훼’(不容置喙)를 썼다. 외교부 대변인이 상대국 정상에게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해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했고, 비슷한 시간 중국 외교부도 정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중국의 공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1일에는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상하이에서 열린 란팅포럼 기조연설에서 “대만 문제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안을 키워 한미 정상회담 때까지 이슈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의 ‘판’을 흔들고자 의도적으로 대만 문제를 건드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그간 우리나라 역대 정부는 북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결국 북한은 핵무기를 완성했고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며 “중국의 끝없는 ‘평양 감싸기’에 지친 윤 대통령이 대만 문제로 베이징에 맞불을 놨다. 일종의 ‘팃포탯’(장군멍군)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윤석열 정부가 총대를 메고 과거 정부들이 미뤄 놨던 외교적 결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충돌이 생겨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의 평화 및 안정 유지 중요성’을 강조했고, 지난 19일 로이터 인터뷰에서도 “대만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규정했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대만 관련 내용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도 반발해 보복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류를 금지하는 ‘2차 한한령’ 개시 등 비공식적 조치를 통한 한국 배제 가능성이 거론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서울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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