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73명 성 착취 육군 장교 징역 16년

피해자 연대 단체 엄중처벌 촉구

채팅 앱으로 청소년들에게 접근, 약 4년여 간 성 착취를 한 전 육군 장교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 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신상정보 고지·공개,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지난 2022년 8월까지 아동·청소년 피해자 73명을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채팅 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 사진을 보내주면 그 대가로 돈을 주며 호감을 산 뒤 점차 노출 수위가 높은 사진과 영상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재판부는 “초범인 점, 소수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해자 69명에게 각 100만원씩 공탁한 점 등 미약하게나마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원도여성권익증진상담소시설협의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등 피해자 연대 기관·단체는 이번 판결에 대해 “가해자의 죄질에 비해 매우 아쉬운 판결”이라며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계속 관심갖고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 단체들은 이날 춘천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고인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 등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의 유승희 변호사는 “피해자들은 엄벌을 바라며 합의에 응하지 않았음에도 공탁제도를 통해 피해자 회복을 했다고 판시한 점이 굉장히 아쉽다”며 “시간이 촉박하지만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상철·강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