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풍자 ‘후작부인’ 여파 춘천 야외 시화전 조기 폐막

김진형 2023. 4.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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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지난 달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풍자했다는 이유로 춘천 약사천에 설치됐다가 철거돼 논란이 일었던 시 '후작부인'(본지 4월 18일자 5면 등)과 관련, 오는 30일까지 전시될 예정이었던 시화전 작품 30점이 모두 철거됐다.

이어 "계약서에 제3자의 인격권을 비롯한 일체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증한다고 되어 있음에도 춘천민예총문학협회는 문제 소지가 있는 작품을 제공했다"며 "춘천시로부터 마을보조금을 받아 시화전을 진행했으므로 전시 주체는 효자1동 주민자치회다. 유상으로 작품 배포권을 받았으며 작품 게시 여부는 주민자치회의 권한에 속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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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회 원상복구 불가 입장에
민예총, 폐막 일주일 이른 철거 요청
표현의 자유·인격권 두고 SNS 논박
▲ 춘천민예총문학협회 약사천 시화전 철거 전후 모습.
▲ 춘천민예총문학협회 약사천 시화전 철거 전후 모습.

속보= 지난 달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풍자했다는 이유로 춘천 약사천에 설치됐다가 철거돼 논란이 일었던 시 ‘후작부인’(본지 4월 18일자 5면 등)과 관련, 오는 30일까지 전시될 예정이었던 시화전 작품 30점이 모두 철거됐다. 이에따라 해당 시화전은 당초보다 일주일 일찍 폐막했다.

철거된 작품의 원상복구와 관할 행정복지센터의 사과를 요구했던 춘천민예총문학협회는 최근 회의를 진행, 시화전의 모든 작품 철거를 결정했다. 전시 주최측인 효자1동 주민자치회도 이를 받아들였다.

권택삼 춘천민예총문학협회장은 23일 “지난 18일까지 해당 작품의 원상복구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전 논의 없는 작품 철거는 분명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대로 전시를 지속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고 판단해 전 작품 철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협회와 시화전을 함께 연 효자1동 주민자치회(회장 서상율)는 최근 작품 원상복구를 공식 반대했다. 임시회의를 통해 작품 원상복구안을 부결한 것이다. 이어 입장문을 통해 “주민자치위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효자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조치한 정치적 논란이 되는 작품의 게시 중단을 사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서에 제3자의 인격권을 비롯한 일체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증한다고 되어 있음에도 춘천민예총문학협회는 문제 소지가 있는 작품을 제공했다”며 “춘천시로부터 마을보조금을 받아 시화전을 진행했으므로 전시 주체는 효자1동 주민자치회다. 유상으로 작품 배포권을 받았으며 작품 게시 여부는 주민자치회의 권한에 속한다”고 했다.

앞서 양 단체는 저작재산권 계약을 맺고 지난달 4일부터 시화전을 개최, 시인 30명의 시를 게시했다. 하지만 게시작 중 김건희 여사를 빗댄 것으로 보이는 시에 대한 민원이 발생하자 효자1동 행정복지센터가 지난 달 중순 작품을 회수했다. 작품 철거 사실이 본지 보도로 알려진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지역 문학계와 지역사회에서도 찬반 양론이 뜨겁게 이어졌다.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 침해’라는 평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 지난 달 춘천 약사천 시화전에서 철거된 정지민 씨의 시 ‘후작부인’.

“예술이 정치색을 띠는 것은 당연하다”(최관용 시인)는 등의 글들이 올라왔고, 전윤호 시인은 비판 시도 게재했다. 철거 이후에도 해당 시에 김 여사 사진을 넣은 이미지가 온라인상에 게시되는 등 파장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지역사회와 문학계 일부, 온라인 기사 댓글 등에서는 시 장르에 부합하다고 보기 어렵다거나, 공공 영역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작품을 선정·전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해당 작품을 쓴 정지민 시인은 본지에 ‘친절한 친구들’이라는 제목의 또다른 시를 보내 이번 논란에 대한 심정을 대신 전했다.

“등 뒤에서 그들이 말했다/너 아무것도 아냐/대수롭지도 않는 시나 쓰면서/왜 분란을 일으켜/맞는 말이다/아무것도 아니어서/전시중인 시마저도 영부인을 모욕했다고 떼어내버렸다/아무것도 아니라서/물론 상처따윈 받지 않았다/뜨거운 물에 데친 조개처럼/벌린 입들을 바라보며/아무(我無)것도 아니고 싶다.”

한편 시 ‘후작부인’에 나오는 퐁파두르(잔 앙투아네트 푸아송)는 과거 프랑스 부르봉 왕조 국왕 루이 15세의 애첩이다. 평민 출신에서 후작 작위까지 올라 프랑스 장식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막후 실력자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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