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춤의 뿌리, 한국 대표 명무들에게 찾다
김매자·박재희 등 출향 무용가 8명
26일 오후 7시 춘천문화예술회관
각기 다른 유파별 독무로 최초 한 무대
강원도는 한국 춤 역사에서도 변방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마땅히 내세울 유파가 없었다. 강원 춤꾼들은 고향을 떠나 각자 꿋꿋이 다른 계보를 이어갔다 . 서로 동향인지도 모른 채….
강원도립무용단(예술감독 윤혜정)과 강원 출신 명무들이 함께하는 유파별 춤전 ‘불휘’가 오는 26일 오후 7시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축하하는 기획공연으로 김매자·박재희 등 강원 출신 중견·원로 무용가 8명이 무대에 오른다. 모두 흩어져 활동해 유파가 모두 다르다. 이날 볼 수 있는 춤사위가 유례없이 다양한 이유다. 유인상 밴드의 라이브연주도 함께한다. 윤혜정 예술감독은 “강원 출신 춤꾼들을 찾다보니 국내 다양한 유파의 대표 무용가들이 모이게 됐다”고 했다. 강원명무 8명의 이력과 춤을 소개한다. 이들이 모두 강원 출신이라는 점에 무용계가 놀랐다고 한다. 한 지면에 소개되는 것 역시 처음이다.
■ 김매자(고성)-김매자류 ‘산조, 숨’
국내 창작 무용의 대모다. 1975년 버선 대신 맨발로 무대에 올라 무용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혹평도 있었지만 미국 유명한 댄스 잡지에 이름이 오르면서 유명세가 더해졌다. 스승 한영숙은 그의 춤사위를 두고 일명 ‘지랄춤’이라고 하기도 했다. 무용 전문잡지 몸의 발행인을 맡기도 한 대표 명무다. 이번 무대에서는 ‘긴시간’, ‘자주 빛 응어리’, ‘내 핏속에 머문다’, ‘토할 때’ 등 4가지 주제로 그만의 산조를 펼친다.
■박재희(강릉)-한영숙류 ‘태평무’
춤 인생 60년을 맞은 국가무형문화재 태평무 보유자이자 한영숙류 태평무의 초대 보유자다. 그의 무용인생은 이화여대 재학시절 만난 스승 한영숙으로부터 시작됐다. 그가 만든 벽파춤연구회는 홀춤으로 국내 처음 문화재로 지정된 스승의 춤사위를 이어받았다. 그의 태평무는 궁중무용의 미적 요소와 민속무용의 신명을 녹여낸 상징적 춤이다. 한영숙춤보존회장, 병파춤연구회 이사장이며 제15회 전국무용제 대상을 수상했다.
■ 김수현(원주)-김숙자류 ‘도살풀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전통춤 빛깔을 구사한다. 긴 호흡의 강인한 에너지 속에 때로는 반전 미학을 준다. 해학과 지혜, 상상력이 깃든 춤 사위로 동시대와 소통한다. 리을춤연구원 이사장 등을 맡고 있으며 전북국립국악원 무용단장을 역임했다. 도살풀이는 경기 무속춤 중 가장 어렵고 기교를 필요로 하는 독무로 꼽힌다.
■ 원미자(원주)-김수악류 ‘교방굿거리 춤’
한양대 교수로 활동한 그는 경남무형문화재 진주교방굿거리춤과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승전무 이수자다. 그의 진주교방굿거리춤은 고려 문종부터 90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민속무다. 전통춤의 4대 요소인 한, 흥, 멋, 태와 정중동을 고루 갖춘 춤으로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 권영심(태백)-임이조류 ‘입춤’
전통춤의 거목 우봉 이매방, 선운 임이조를 사사했다. 국가무형문화재인 살풀이춤과 승무를 이수했고 동국대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그가 선보이는 입춤은 모든 전통춤 움직임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춤이다. 굿거리, 자진모리 등 가장 기본이 되는 장단으로 구성돼 있다.
■ 경임순(춘천)-정민류 교방 ‘장고춤’
제7회 신인무용콩쿨 대상을 수상하고 문화재전문위원을 역임했다. ‘대조영’, ‘불멸의 이순신’ 등 대하드라마 무용감독으로도 활동했다. 한예종·강원대·춘천교대 강사를 지냈고, 2003년 북한에서 ‘무궁강산’을 주제로 교류공연을 펼쳤다. 교방 장고춤은 고혹미와 절제미가 특징으로 국가의 큰 행사 때 선보였다.
■ 정영수(춘천)-이매방류 ‘살풀이춤’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살풀이춤 이수자다. 이매방춤 전국 무용경연대회 명무부 대상을 수상하고 정영수 전통춤 연구원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매방류 살풀이 춤은 정적미의 단아함과 한의 비장미가 스며있는 신비한 춤으로 꼽힌다. 격렬한 움직임 속 태고와 같은 적막의 감각을 표현할 예정이다.
■ 윤혜정(속초)-조흥동류 ‘진쇠춤’
속초에서 서울까지 비행기로 통학하며 춤을 배웠고, 경희대에서 김백봉으로부터 신무용을 익히며 국립무용단 주역으로 활동했다. 예술감독으로서 직접 기획한 이번공연에서는 도립무용단과 함께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조흥동류의 원형을 복원한다. 쇠를 들고 절묘한 가락을 소리내며 잡귀를 물러나게 한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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