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거주 한국인 6개월마다 비자 갱신… 北식당 “한국인 안받아”

단둥/이벌찬 특파원 2023. 4. 24.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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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밀착에 ‘한국 경계심’ 커져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새 다리인 압록강대교. 최소 4000억원이 들어간 이 다리는 2014년 완공됐지만 북한 측의 거부로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 /단둥=이벌찬 특파원

북한과 중국이 경제 교류 재개를 추진하면서 단둥 지역의 한국에 대한 경계심은 높아지고 있다. 북·중 관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중국 단둥에선 한국인에 대한 관리 감독이 강화됐다.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선 얼마 전부터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

지난 20일 낮 중국 단둥 전싱구의 ‘한인 타운’ 격인 한국성(城)은 가게의 절반 정도가 폐업 상태였다. 붕어빵을 판매하는 가게와 고깃집 등 몇 곳만 영업을 하고 있었다. 단둥의 한 한국인 사업가는 “3년 전 인근 지역 확장까지 고려했던 한국인들의 상권이 생기를 잃었다”고 했다. 그는 “이제 단둥에 남은 장기 거주 한국인은 70여 명 뿐”이라면서 “단둥에서 한국인을 내보내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한국인이 점점 줄고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단둥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유효 기간이 5년인 중국 비자를 갖고 있어도 6개월마다 한국을 다녀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단둥을 방문하는 한국인에 대한 현지 정부의 감시·감독도 과거보다 강도가 높아졌다.

중국의 북한 식당은 지난달부터 한국 손님을 퇴짜 놓고 있다. 돈만 내면 국적은 상관 않던 이들 가게들이 최근 북측으로부터 한국인 대상으로 장사를 하지 말라는 지령을 받은 것이다. 지난 20일 단둥의 한 북한 식당에서 중국어로 음식 주문을 하다가 한국어로 되묻자 직원은 안색이 변했다. 결국 이 가게에서 식사를 하지 못하고 나와야 했다. 베이징의 북한 식당에서도 지난달부터 한국 손님을 받지 않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과 경제 교류 회복을 꾀하는 가운데, 한미의 대북 압박이 상승하자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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