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판 ‘미라클 작전’… 육·해·공 최정예 보냈다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 무력 충돌이 수일째 이어지면서 정부는 현지 교민을 철수시키기 위해 군 병력을 투입했다. 육군과 공군의 최정예 특수부대가 수단 인근 지부티에 도착했고, 플랜B ‘뱃길 탈출’을 위해 해군 청해부대도 급파됐다. 해외 체류 국민 철수 작전을 위해 유례없이 육·해·공 최정예 부대가 총동원된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 21일 오후 김해공항에서 출발한 공군 C-130J ‘수퍼 허큘리스’ 수송기가 22일 오후 5시 20분쯤 수단 인근 국가인 지부티의 미군 기지에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밝혔다. C-130J 수송기로 현지에 도착한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와 공군 공정통제사(CCT), 조종사·정비사·경호요원·의무요원 등 50여 명은 우리 국민을 안전하게 수송기에 탑승시켜 최종 목적지인 국내로 이송하는 작전을 펼치게 된다. 수도 하르툼 공항이 폐쇄된 상황이어서 수송기는 일단 지부티 미군 기지에 대기하면서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철수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참은 밝혔다.
현재 수단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은 28명이다. 이들은 하르툼의 현지 대사관에 모여서 대기하다가 다른 안전지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신변에 이상이 없는 상태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만에 하나 공항으로 이동하는 방안이 어려울 경우 항구로 이송, 뱃길로 데리고 오기 위해 오만 살랄라항에 있는 해군 ‘청해부대’(한국형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를 수단 인근 해역에 급파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고 안전 확보를 위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해 연안 항구 도시인 포트 수단은 하르툼에서 북동쪽으로 800㎞나 떨어져 있어 교민 일행이 육로로 이동하기에 만만치 않은 거리다. 정부 소식통은 “청해부대를 통한 구출 작전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차선책으로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특전사 중의 특전사’로 불리는 707 특임대가 해외 작전에 투입된 것은 2007년 분당샘물교회 교인 피랍 사건에 이어 두 번째다.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공정통제사(CCT)도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교민과 일부 아프가니스탄인을 구출한 ‘미라클 작전’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 작전에 투입됐다. 청해부대인 충무공이순신함에는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UDT/SEAL팀이 타고 있다. 이번 철수 작전은 미군 기지인 지부티 공항에서의 지원과, 수단 내 교전 상황에 대한 미군 정보지원 등을 제외하곤 한국군 주도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2021년 미라클 작전 때에도 카불 공항에서 한국군 C-130J 수송기 이착륙과 차량 이동 등을 지원했었다.
외교부도 최영한 재외동포영사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신속대응팀을 별도 항공편으로 지부티에 파견했다. 신속대응팀은 지부티에서 관련 부처와 함께 현장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지부티에 있는 미국 등 주요 우방국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 수송기로 도착한 우리 군 병력과 함께 수단 현지 대사관 및 교민 안전 지원 등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수단 교민 대피와 함께 상황에 따라 주수단 한국대사관 철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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