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칼럼] 바다에서 즐겁게 놀기를 꿈꾸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전쟁 이후 열심히 일만 하면서 압축성장 해온 터라 놀이와 레저에 관한 인식이 부족하고 그중에서도 바다에서 하는 해양레저에는 더욱 인색하다.
이번 부산국제보트쇼에서는 총 100여 개 레저 장비 제조업체 등이 참여하여 친환경 요트 보트, 전기추진기 등 최신 레저 선박과 카누 카약, 윈드서핑, 캠핑 보트 등 다양한 해양레저제품들을 전시하고 해운대 인근에서 요트와 보트에 무료로 탑승해 볼 수 있는 해양레저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했다고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몇 해 전 하완 작가가 출판한 책 제목이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언제부터 열심히 일하고 살았을까? 원래 산과 들에 먹을 것이 흔한 구석기 시대 사람들은 식욕을 채우는 시간 이외에는 놀고 지냈을 것이다.
그러나 농경사회로 접어들면서 인간의 소유 욕망이 사람들로 하여금 일하게 만들었고, 특히 1760년대 유럽의 산업혁명은 노동과 생산을 인류 최대 과업으로 두고 인간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하는 노동형 인간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개미와 베짱이’ 우화에서처럼 노는 것을 항상 죄악시하여, 놀고 있으면 왠지 불안하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프랑스 철학자 앙리 루이 베르그송은 쉴 새 없이 뭔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일하는 인간의 미덕이 중시되는 ‘작업하는 인간’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이라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의 속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럼 4차산업혁명 시대에 노동과 생산은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인간이 만든 기구와 도구들에 넘겨주고 인간은 원래대로 놀고먹으면 안 되는 것일까? 네덜란드 철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호모 루덴스 (Homo Ludens)’란 책에서 “놀이는 문화보다 오래되었다. 모든 놀이는 자발적 행위이며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언제나 함께해 왔고 다양하게 발전해 왔으며 놀이 요소가 없이는 진정한 문명은 존재할 수 없고, 논다는 것은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인정하는 것이고 인간은 생각하는 인간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인 동시에 유희의 인간인 호모 루덴스였다”고 말했다. 즉 노는 것이 인간의 원초적인 속성이라고 주장했다.
공자도 논어 옹야편에서 “무엇을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좋아하는 놀이를 즐길 것을 이야기 한 바 있다.
한편 우리 지구 표면 70% 이상이 바다이므로 앞으로 인간이 잘 놀기 위해서는 육지에서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잘 놀아야 한다. 바다에서 놀기 위해서는 요트나 모터보트 같은 레저 선박이 필요하고 레저 선박은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할 것이다. 선박을 건조하는 우리나라 조선소는 선박 건조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 산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주로 건조하는 선박은 LNG선 컨테이너선 탱커선 등 대부분이 일하는 선박, 즉 상선이다. 인간이 타고 즐기는 선박인 크루즈선 여객선 슈퍼요트 모터보트 딩기요트 등 레저 선박 건조 기술은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전쟁 이후 열심히 일만 하면서 압축성장 해온 터라 놀이와 레저에 관한 인식이 부족하고 그중에서도 바다에서 하는 해양레저에는 더욱 인색하다. 또한 요트나 모터보트로 해양레저를 즐기는 것이 부자들만 즐기는 사치와 오락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부터 개선해 사람들이 바다에서 즐기고 노는 것이 문화이고 산업이며 인간 원초적인 속성인 유희적 인간에 다가가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마침 지난주에 ‘대한민국 해양레저산업의 미래 부산국제보트쇼가 함께 만들어 갑니다’란 캐치프레이즈로 2023년 부산국제보트쇼가 부산 벡스코와 수영강변, 그리고 해운대 리버크루즈 일원에서 개최됐다.
이번 부산국제보트쇼에서는 총 100여 개 레저 장비 제조업체 등이 참여하여 친환경 요트 보트, 전기추진기 등 최신 레저 선박과 카누 카약, 윈드서핑, 캠핑 보트 등 다양한 해양레저제품들을 전시하고 해운대 인근에서 요트와 보트에 무료로 탑승해 볼 수 있는 해양레저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했다고 한다. 부산국제보트쇼를 통해 해양레저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해소되고 우리나라 해양레저산업이 육성 발전되었으면 한다.
드라마 대사처럼 사랑이 죄가 아니듯 노는 것이 죄가 아니지 않나. 오늘도 나는 놀고 싶다. 바다에서….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